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1 -카리브해의 물결 따라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1 -카리브해의 물결 따라
  • 전영순 문학평론가
  • 승인 2023.01.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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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전영순 문학평론가
전영순 문학평론가

나쁜 놈들은 어떤 놈들일까? 역사는 시대를 대변하고 문화는 그 시대의 생활상을 대변한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나쁜 놈들을 대변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먼 나라 이야기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얼마나 살벌한 세상이 될까? 생각만 해도 오싹해진다. 범법행위는 처벌받아야 하고 범죄는 근절되어야 한다. 국제 정세야 국가 대 국가가 대응해야 할 문제지만 국민의 치안 문제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총기 허용과 마약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는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 국내외 안팎을 들여다보며 나쁜 놈들을 조명할까 한다.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한국의 겨울 날씨와는 달리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사계절이 한국의 6월과 9월 날씨를 닮았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트리니다드섬과 토바고섬을 합쳐서 일컫는 나라다. 포트오브스페인은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수도다. 북서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누구나 즐기며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라 나라, 성별, 인종을 떠나 모든 이가 선호하는 휴양지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마약 밀매 조직단이 활약하는 수리남과 경제 정책 실패로 몰락한 베네수엘라가 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짜릿한 진풍경을 무방비 상태로 다가가려고 한다.

도로에 즐비한 야자수 나무는 하늘길에서 24시간 보낸 피로가 무색할 정도로 나부낀다. 차창 사이로 언뜻 스치는 에메랄드빛 카리브해는 하늘과 땅의 보석을 품고 있다. 큰맘 먹지 않으면 떠날 수 없는 중남미. 18일의 여정이 180일이 될 수 있도록 카리브해의 풍경과 문화, 역사,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담아가려고 한다.

첫날은 쉬고 다음 날 트리니다드 시내로 나갔다. 시내와 연결된 몇 곳에 등대가 보인다. 예전에 바다와 육지의 경계라고 한다. 어느 나라든 자본과 함께 퍼져나가는 영토 확장은 그 나라의 경제 성장과 관계가 있고 삶의 질과 행복 지수는 자국의 복지와 삶의 방식, 치안 등과 관련 있다. 포트오브스페인은 이 나라의 수도라 대사관이 밀집되어 있고 근무 시간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내가 머무는 곳은 높은 빌딩은 없지만 꽤 안정적이고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다정하게 인사를 한다. 주위를 배회하다가 시내 중심가에서 사업하는 한국인을 만나러 갔다.

다운타운으로 들어서자 나체로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더러 보이고 총을 찬 경찰관이 4명씩 짝을 지어 건널목에 서 있다. 비틀거리는 사람들은 마약에 취한 사람이라고 한다. 거시기를 덜렁거리고 다녀도 아무도 제재하지 않는다. 총을 차고 있는 경찰 중에도 사용할 줄 모르거나 수갑을 채울 줄 모르는 경찰들이 있다고 한다. 사고가 나도 보복이 두려워 범인들을 잡으려고 하지 않고 무마시키는 일이 다반사라고 하니 치안은 구멍이 난 상태나 진배없다.

이곳에서 사업하는 지인이랑 시내를 거닐었다. 15분 정도 중심가를 돌고 다음 골목 조지 스트리트는 하루에도 총기 사건이 세 번 정도 일어나는 곳이니 발길을 돌리자고 한다. 거리에서 마약으로 비틀거리는 사람과 총기 사건 이야기를 들으니 주위가 온통 검은 그림자로 엄습해온다. 오전까지만 해도 평화로웠던 도시는 오간 데 없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거리를 마음 놓고 다닐 수 없는 환경은 상상도 하기 싫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쳐올지도 모를 마약과 총기 소지는 절대적으로 근절되어야 할 범죄와의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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