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이렇게
2023년은 이렇게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3.01.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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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지난 2022년은 고단하고 암울했습니다.

세계인이 코로나의 질곡에서 허우적거렸고, 평화와 경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휘청거렸고, 세계 곳곳이 혹서와 혹한과 폭우 등의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과학과 물질문명에 편승한 인간들의 탐욕과 국익을 우선하는 강대국들의 몰염치가 빚어낸 지구촌의 비극이자 아픔입니다. 아니 인류의 미래와 지구의 항상성을 어둡게 하는 나쁜 징조들입니다.

대한민국도 그랬습니다.

핵과 미사일로 겁박하고 있는 북한과 까불면 죽어 하는 남한의 강대 강 대치상황이 그렇고, 자국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적절히 요리해야 하는 엄중한 외교안보상황이 그렇습니다.

국내외정세가 이렇게 엄혹한데도 정치권은 기득권 유지와 확장에 여념이 없고, 경제는 침체일로에 있는데 노조를 비롯한 이익단체들은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고 있으니 기가 찹니다. 이태원참사 같은 어처구니없는 후진국형사고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안위와 국민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드리는 나쁜 징조들입니다.

각설하고 2022년이 가고 2023년이 왔습니다.

어슬렁거리던 호랑이가 去하고 깡충깡충 뛰는 토끼가 來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토끼는 귀가 길고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큰 몸집이 작은 연약한 초식동물입니다.

긴 귀로 포식자의 움직임을 듣고 뒷다리로 깡충 뛰어 자신이 파놓은 3개의 굴(狡免三窟)에 안전하게 몸을 숨기는 잘 듣고 살길 찾는 영악한 동물이지요.

하여 2023년은 말 잘하기보다 듣기를 잘하는 경청의 해이고, 한계와 장벽을 깡충 뛰어넘는 도약의 해입니다.

먼저 귀에 솔깃한 말보다 귀에 거슬리는 말을 귀담아 듣고 자신을 추스르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가 우파와 좌파로 나뉘어 우파들은 우편향 인사들의 말만 골라 듣고, 좌파들은 좌편향 인사들의 말만 골라 듣는 편식사회가 되었습니다.

균형감각을 잃어버린 곤충처럼, 사이비종교 교주를 맹신하는 신자처럼 객관과 합리를 잃은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미명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류를 3년 넘게 못살게 군 고약한 코로나바이러스를,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우려가 있는 우크라이나전쟁을, 지구에 경종을 울린 기상이변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토끼가 위기 때 담장을 깡충 뛰어넘듯 장벽과 난제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세계인의 자정노력과 종교의 희원과 국가 지도자들의 각성이 더해지면 못 할게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권이 자성하고 진영논리에 휘둘린 국민들이 정신 차리고 이성을 찾으면 능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와 야가, 진보와 보수가 머리를 맞대고 국익과 공익의 파이를 키우고 확장하면 북한정권이 아무리 핵과 미사일로 무장해도 겁날게 없는 막강 국력이고 슬기로운 국민들입니다.

문제는 경제입니다. 장사가 안 된다고 한숨 쉬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고, 자녀출산은커녕 결혼할 엄두조차 못내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노조와 이익단체들도 이들의 한숨과 자포자기에 책임 있는 답을 해야 합니다. 힘을 합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경제가 선순환 되어야 미래를 갉아먹는 고령화와 저 출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국가안보와 사회복지의 지속도 담보할 수 있습니다. 국민 각자는 저마다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이 곧 자산이고 경제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니 애써 그리해야 합니다.

2023년 계묘호가 만선의 꿈을 싣고 출항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 배의 선장이고 선원입니다. 결과에 책임을 지는 아니 잘하고자 깡충깡충 뛰는.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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