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돌아보고 나아갈 때
한해를 돌아보고 나아갈 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12.26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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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2022년이 닷새 남았다. 올 한해를 시작하며 꿈꾸거나 기대했던 일들이 성과 여부를 떠나 닷새라는 시간 속에서 다시금 바라보게 되는 때다. 오늘과 내일이 연속된다는 점에서 올해의 마감과 내년의 시작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턴가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이라는 감성적 접근도 무색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하나를 매듭짓는다는 의미에서 연말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찰의 시간인 것은 분명하다.

2022 임인년은 국내외 모두 많은 사건과 사고로 점철된 한해였다. 어느 때고 조용한 날은 없다고는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급변하는 시대의 전환을 체감하는 변곡점이 많았다.

팬데믹이 선언되고 대면사회로의 전환이 가능해졌던 것도 올해다. 약세로 돌아선 바이러스에 거리로 쏟아져나온 인파는 제한적이지만 대면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한해의 끝자락인 현재도 여전히 일상을 위협하고 있어 두렵다. 지금도 겨울철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며 우리나라도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이웃나라 중국은 보름 전 코로나 규제 완화정책으로 돌아서면서 급격하게 확진자수 증가에 이어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지루한 바이러스와의 전쟁, 2019년 코로나19가 발생하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지구촌은 여전히 바이러스 공포가 그림자로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장기전으로 돌입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전 세계인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강대국들의 경제패권 싸움에 힘없는 국민만 희생되는 전쟁터의 현실은 참혹하다. 집 위로 포탄이 떨어지고 죽음이 목전이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정치는 보이지 않고 국가라는 이념 뒤에 숨어 권력을 유지하려는 전쟁 리더만 보일 뿐이다.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남북 분단의 현실에 처한 대한민국으로썬 먼 나라의 전쟁도 남의 일 같지 않다.

어지러운 세계정세 속에서 한국의 현실도 녹록지 않다. 3월과 6월에 치른 대선과 지방선거의 후유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무책임하게 손을 놓는 사이 국민의 정서는 세대갈등, 남녀갈등, 계층갈등까지 번지며 균열된 채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여기에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10.29 참사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 슬퍼할 겨를도 없이 길거리로 나와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피켓을 들고 있다. 꽃 같은 목숨을 잃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는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를 답하지 못하고 있다. 시시콜콜 트집만 잡는 정치권과 낯뜨거운 정치인들의 막말에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혼란스럽고 침통할 뿐이다. 자본주의가 낳은 이기적 정서가 공동체 전체의 이익보다는 집단의 이익에 따라 흔들리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자본주의가 극에 달하면서 개인이나 국가나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고, 가난이 가난을 대물림하는 시대가 공고해졌다.

인류 역사의 발전이 먹고사는 경제로부터 출발해왔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 된 채 2022년은 혼돈과 불안의 시대로 흘러왔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모두 엄중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 성찰을 토대로 2023년은 동시대를 사는 지구촌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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