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상관있는 자가 됩시다
성탄절에 상관있는 자가 됩시다
  •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2.12.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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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가끔 사우나에 가면 목욕 바구니를 들고 오는 남자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 때마다 속으로 `아니 무슨 목욕을 얼마나 대단하게 하려고 저렇게 많은 목욕바구니를 들고 오나?'라고 흉을 보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의 사건 때문에 저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고 저도 이제는 작은 목욕 가방을 들고 다닙니다.

사우나 하던 차에 내 몸에서 때가 밀리는 것을 보고 흉은 보았지만 목욕바구니를 들고 온 그분을 엄청나게 부러워하며 아쉬움 속에 찜찜한 목욕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참 후에 그리 친하지 않은 분과 사우나 할 일이 생겨 함께 사우나를 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그분은 차 안에 큰 목욕 가방이 있었고 그걸 가지고 들어가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다 나눠쓰게 하였습니다. 저도 역시 그걸 마음껏 나눠썼고 목욕용품이 그렇게 다양하게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신기한 것은 흉을 보지도 흉보면서도 부러워하지도 않고 오히려 감사하고 내 마음에도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되었고 지금은 작은 목욕 가방을 들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상관있는 사람' 그랬습니다. 어찌 되었든 목욕용품을 얻어 쓴 상관있는 사람이 되니 흉만 보든가 흉보면서 부러워하는 사람이 아닌 감사하며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다른 나라의 축구팀의 결승보다 우리나라의 축구팀이 16강을 이뤄낸 경기를 보고 전율과 감동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상관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우리 사람을 사랑하는 그 절절한 마음의 가장 큰 은혜와 사랑의 날로 자신의 독생자를 십자가에 비참하게 죽여 우리 사람의 모든 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시려고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오게 하신 날입니다.

사람의 생일과는 다르게 너무나 확실하고 분명한 희생의 목적을 갖고 오셨기에 그리 신나고 행복하게 룰루랄라 할 수 있는 날만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당시에도 목자들을 비롯한 상관된 자들에게는 놀랍고 특별한 날이었지만 상관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소의 날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성탄절을 보내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사랑과 그 은혜와 상관없는 성탄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연인에게는 달콤한 연애의 날로 종교인들에게는 종교의 날로 봉사자들에게는 봉사의 날로 어린아이들에게는 선물 받는 날로 그렇게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성탄절의 상관있는 자가 된다면 이러저러하게 뭘 해야 할지를 꼭 집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성탄절은 어떻게 지내야 할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나는 목사이지만 성탄절에 상관있는 자인지를 돌아봅니다.

상관의 시작은 만나고 대화하며 마음을 나누는 일일 것입니다. 이번 성탄절은 하나님을 만나서 성탄절에 상관있는 자가 되어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복된 성탄절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메리크리스마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요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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