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면 주민들 '관망'이 대세
부용면 주민들 '관망'이 대세
  • 이상덕 기자
  • 승인 2007.09.1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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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편입"-"대도시 발전" 의견 분분
세종특별시 편입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려 서로 분분한 입장을 보이는 청원군 부용면을 찾은 8일, 이곳엔 현수막과 플래카드가 어수선하게 걸려 있었다. 하지만 이 지역 최대 관심사인 세종시 편입 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입장은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대책위를 만들어 반대와 찬성을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잘 모른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모습이다.

아파트앞 정자에서 담소를 나누던 박모씨(60·여)는 "우리가 무엇을 아냐"며 모른다고 말하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박씨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자식과 손자들이 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론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인 '행정도시 편입'을 찬성하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5개월 전 서울에서 내려와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지모씨(51)는 반대의 입장이 강하다. 지씨는 "주변지역에 혐오시설이 들어온다는 것 등은 국소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연기군이 주축인 행정도시에 청원군 일부지역이 편입되는 것은 행정도시를 발전시키기 위한 '들러리식' 편입에 불과해 주민들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없기 때문에 강제편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이모씨(65)는 주민들간 입장차이로 찬성 측과 반대하는 측이 나눠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씨는 "지금 상황에서 땅매매가 안 돼 힘든 상황"이라며 "행정도시에 편입되면 건물 증축과 땅거래가 늘어나는 등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여 찬성한다"고 전했다.

부용 7리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씨(50)는 "집이 다 망가져 가는데도 수리를 못하고,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해 땅을 팔려고 해도 못파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는 판국이니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들 가운데 반대 측은 열변을 토하고 그림까지 그려가며 편입 반대를 설명하는 반면, 찬성하는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또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인 사람도 많았다.

자신은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밝힌 김모씨(60)는 찬 반 양측 모두의 입장을 못마땅해 했다. 김씨는 "작은 시골마을에 찬반의 목소리로 화합이 깨지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지역민이 똘똘 뭉쳐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을 보러 마트를 찾은 이모씨(47·여) 또한 "세종시에 편입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잘 모르겠다"며 "행복도시 건설청이나 행자부의 설명, 홍보도 부족한 것 같아 그냥 지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부용리 일대를 돌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편입 찬반 질문을 던질 때마다 모르겠다, 찬성이다, 반대다 등 서로 엇갈리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세종시 편입여부가 지역의 최대 현안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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