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의병운동을 발판으로 먹거리 의병운동으로
김치 의병운동을 발판으로 먹거리 의병운동으로
  • 윤병선 충북먹거리위원회 공동위원장
  • 승인 2022.12.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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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병선 충북먹거리위원회 공동위원장
윤병선 충북먹거리위원회 공동위원장

 

지난 추석 무렵 치솟는 배추가격에 모두가 놀랐던 것이 엊그제인 듯싶은데 김장철을 맞이하면서 닥친 가격 폭락으로 수확하지 않은 배추포기가 겨울 들판을 을씨년스럽게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충북도가 김치 의병운동을 자처하고 나섰다.

지역의 농민이 힘들여 지어놓은 배추가 썩어가고 있는데도 수입 절임 배추로 담근 김치가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으니 그 빼앗긴 김치주권을 되찾자는 운동이니 가히 의병운동이라고 칭할 만하다.

사실 김치 종주국이라고는 하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수입량이 수출량의 6배가 넘는다. 그나마 금액으로 따져서는 최근에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어서서 체면치레는 했지만 김치에 들어가는 양념까지 고려하면 아쉬운 점이 클 수밖에 없다.

농작물은 특성상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시장가격의 변동이 클 수밖에 없지만 심한 가격 등락이 농민들의 재배면적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배추 뿐만 아니라, 양파, 대파, 고추 등 대부분의 경제작물이 이 악순환에 빠져있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역 농가와의 계약재배 물량을 늘리고 이 계약재배 물량을 학교급식, 공공급식, 로컬푸드 직매장, 가공업체나 외식업체로 돌린다면 농가소득의 안정과 소비자가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계약재배로 돌려지는 물량이 전체 시장 유통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평년보다 많게 혹은 적게 공급되는 한계 물량이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모아서 함께 마련한 것이 지역내 먹거리 선순환체계를 만드는 먹거리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한 지역먹거리지수 평가에서 장관상을 수상했고,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옥천군과 제천시가 유통공사 사장상을 수상했다. 지역 먹거리지수 평가란 농산물의 지역 내 생산과 소비의 연결, 지역 내 중소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선순환체계의 정도가 진척된 정도를 판단하는 작업인데 작년까지는 로컬푸드지수 평가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던 사업이다. 중앙정부에서는 이 지역먹거리지수를 지방정부의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우리가 먹거리 선순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유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농산물이나 가공품 등 다양한 먹거리를 지역내에서 생산함으로써 농가소득의 증대,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추진할 전담부서의 설치, 그리고 충북도내 옥천, 제천, 괴산 등에 설치된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확대 등이 이루어진다면 먹거리 선순환체계의 구축은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 김치에서 시작한 의병운동이 충북 전체의 먹거리 의병운동으로 확산되는 새해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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