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문제 현재의 나, 미래 우리의 거울
노인문제 현재의 나, 미래 우리의 거울
  • 황명구 세종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 승인 2022.12.0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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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황명구 세종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황명구 세종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경로효친 사상은 우리 민족의 가정과 사회의 미풍양속이다.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리 민족만의 정신이다. 경로효친의 근간으로 가족과 친족, 이웃 간의 연대의식을 더욱 강하게 하고 지역사회와 나라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심각한 사회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시대와 사회가 변했다. 문화도 바뀌었고 정신도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뿌리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요즘 부쩍 경로효친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국민은 코로나19로 몇 년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저출산 초고령 사회 진입으로 사회구조도 바뀌고 있다. 요즘 퇴직을 눈앞에 둔 선배사회복지사분들을 보게 된다. 퇴직 후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누가 보호해줄까?

노인이 되면 겪게 되는 4가지 고통이 있다. 빈곤 질병 고독 역할상실이다. 각종 병과 함께 의료비, 생활비, 여가비 등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경제적 부분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결핍으로 나타나는 빈곤문제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생물학적 노화로 인해 건강약화로 이어지고 각종 질환 질병에 시달린다. 또 만성적 질병 치료 경과로 합병증도 나타나는 등 병으로부터 노인은 자유로울 수가 없다.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도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더불어 혼자의 삶이 길어지기도 하다. 노인은 외로움과 고독으로 내적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심리적 압박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이 사회적 외면이다. 퇴직을 하면서 관계의 단절이 시작되고 사회적 역할이 줄어들면서 더욱 외톨이가 되어간다. 노인이 되면 당연히 겪는 역할상실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이 대처하기에 한계가 많다. 전통사회에서 노인의 삶의 경험은 중요한 현재의 발판이며 미래자산이 되었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로 최첨단 의료기술, 산업화에 따른 IT 발달 등으로 인간은 안전하고 편안해졌지만 노인의 경험과 지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Cowgill의 현대화 이론이다. Cowgill에 의하면 한 사회의 현대화 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노인의 지위는 낮아진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지위와 존경의 마음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 노인의 문제는 다양한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노인 4고(苦痛)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노인들은 갈수록 힘겨운 상황에 직면한다.

단편적으로 최근 5년 동안 노인학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5년에서 2010년이 50.5% 증가했고, 2010년부터 2015년 24.4%, 2015년에서 2020년 63.9%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노인학대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인으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폐쇄 및 통제가 가정 내 발생하는 행위자와 가해자 갈등을 악화시켰으며 외부모니터링자원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니 노인학대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노인학대는 개인의 존엄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침해하는 문제이다.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됨에도 여전히 심각하다. 노인학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노인학대를 예방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나 노인학대 문제가 대부분 가정에서 일어나며 피해 노인과 가해자가 특수한 신뢰관계에 놓인 경우가 많아 해결의 어려움이 많다. 피해 노인이 학대를 당해도 행위자를 보호하며 외부 노출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와 개입에 어려움이 있다.

노인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최초의 공식화된 노력은 2000년 초반 민간영역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심으로 노인학대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학대는 증가한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인문제는 현재의 나의 모습이며 우리 미래의 거울이 될 것이다. 그래서 더욱 경로효친 사상을 떠오르게 되는지 모른다. 사회적 존경대상인 선배사회복지사를 비롯한 노인들이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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