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 장군의 리더십
황진 장군의 리더십
  • 심진규 진천 상신초 교사(동화작가)
  • 승인 2022.12.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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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심진규 진천 상신초 교사(동화작가)
심진규 진천 상신초 교사(동화작가)

 

여러분은 임진왜란의 영웅이라고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순신 장군을 떠올릴 것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장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임진왜란 때 전주를 향해 쳐들어오는 왜군을 웅치와 이치에서 막아낸 황진 장군이 그 주인공입니다.

만약 황진 장군이 웅치와 이치를 막아내지 못했다면 전주성은 일본군의 손에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웅치와 이치는 전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고개입니다. 곡창지대인 전라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 곳이지요.

황진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온 황윤길과 김성일을 수행했던 무장입니다. 일본에 다녀온 후 전쟁의 기운을 느끼고 대비를 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이야기를 할 때 수많은 장수와 의병장 이름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왜 황진 장군의 이름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그 까닭은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장계에 있습니다. 많은 장수들은 전투에서 자신이 어떤 공을 세웠는지 적어서 조정에 장계 보냈습니다. 그로 인해 상도 받게 되지요. 그런데, 황진 장군은 그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공을 최대한 임금에게 알려 입신양명을 바라는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지요.

황진 장군에게서 본받을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전투에 임하는 자세입니다.

우선 황진 장군과 대비되는 모습을 볼게요. 영화 [남한산성]을 보면 청나라 군사들과 맞서 싸우라면서 병사들을 내보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병사들이 청나라 군사가 두려워 머뭇거리니 김류 역을 맡은 송영창 배우가 병사 한 명의 목을 벱니다. 여기서 죽기 싫으면 나가 싸우다 죽으라는 뜻이지요. 병사들은 공포에 떨며 성문을 열고 나가지만 사기는 땅에 떨어집니다. 반면, 황진 장군은 전투에 나설 때마다 가장 앞에 서서 병사들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천 명의 비정규군으로 만 명의 왜적을 맞아 대승을 거둔 까닭이 아닐까 합니다.

황진 장군이 전투 중에 일본의 조총에 맞은 일이 있었습니다. 병사들이 황진 장군께서 돌아가신 줄 알고 통곡했다고 합니다. 황진 장군이 기적적으로 살아나자 많은 병사가 기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몇 년 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림을 한 개 봤어요. 높은 봉우리를 사람들이 오르고 있어요.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신나서 손을 들고 환호합니다. 밑에서 오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아요. 반대쪽의 상황은 다릅니다. 중간에 있는 안전지대에 있는 사람이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줍니다. 꼭대기에서 환호하는 사람은 `BOSS'이고,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은 `LEADER'입니다. 보스와 리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보스는 일이 잘되면 자신의 덕이고, 일이 잘못되면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립니다.

반면, 리더는 다른 사람이 잘되도록 돕고, 혹시라도 일이 잘못되면 자신의 탓으로 여깁니다. 보스는 벌과 보상으로 사람을 다루려고 하고 리더는 응원과 격려고 사람을 대합니다.

벌과 보상으로 다스리는 일은 참 쉽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얻긴 어렵습니다. 여러분이라면 내 칼에 죽기 싫으면 나가서 싸우라고 했던 김류와 내가 앞장설 테니 나를 따르라는 황진 장군 중 어떤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시나요? 우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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