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충북을 위하여
문화충북을 위하여
  • 박종선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 승인 2022.11.2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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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박종선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박종선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내가 태어나 자란 곳, 현재도 나의 삶의 터전이자 나를 완성시키는 곳, 바로 충북이다. 필자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충북에 대한 애향심이 많은 편이다. 특히 충북의 문화가 한반도를 넘어 세계까지 뻗어나가고 소개 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충북만의 문화를, 지역적인 특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보존해야한다. 과거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서 살아온 수많은 “충북인” 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의 흔적들이기 때문이다.

충북은 제주도를 제외한 8곳의 광역도 중에서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인구수도 160만명 정도로 153만명의 강원도 다음으로 적은 편이다. 땅이 작다고, 사람이 적게 산다고 문화유산이 적은 것은 아니다. 충북은 예로부터 두 개의 강과 큰 산맥이 만나 큰 고갯길이 형성되었고, 물자와 문화가 교류하는 교류의 장으로의 역할을 다해왔다. 자연스럽게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많은 문화유산이 남겨져 있다.

현재 충북에는 국보 12점, 보물 96점 등 국가지정 문화재가 187점이며, 국가등록문화재 31점, 도 지정문화재 533점, 문화재자료 96점, 도등록문화재 2건 등 모두 849점의 지정문화재가 있다. 우리와 도세가 비슷한 강원도에는 700점의 지정문화재가 있고, 인접한 충남과 전북에는 각각 1,109점, 996점의 문화재가 지정되어 있다. 면적이나 인구에 비례해 봤을 때 충북에 있는 문화재의 수는 다른 도에 비해 결코 적은편이 아니라 평이한 수준이다.

하지만 문화유산을 보존 관리하고 도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활용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과 예산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현재 충청북도에서 문화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은 1팀에 학예연구 인력 2명을 포함한 5명이 전부이다.

광역도 중에서 문화유산 업무를 담당하는 과 단위의 부서가 없는 곳은 충청북도가 유일하다.

청주시만 하더라도 문화재과가 있어 문화유산에 대한 업무를 조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에도 있는 과가 정작 광역도에 없는 이상한 구조가 충북에서 발생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도 문화재팀 1명당 170개의 문화유산을 관리해야 한다. 이 역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현재의 인력과 조직에게만 충북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 활용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처사이다.

가까운 충청권만 보아도 충청남도와 대전광역시는 문화유산과가 이미 설치되어 있으며, 최근 지정문화재 52건의 세종특별자치시가 문화재과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각 광역시도들이 앞 다투어 문화유산과를 신설하는 이유는 지역의 문화컨텐츠의 원천 자료로서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향후 충북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바로 세우는 `충북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의 원천자료는 충북의 수많은 지정, 비지정 문화유산일 것이다. 그 기초이자 소재가 되는 문화유산을 우선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 그 일을 위해 일할 조직과 인력을 구성하는 것이야 말로 문화충북을 실현하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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