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 앞둔 벤투호
가나전 앞둔 벤투호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2.11.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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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국가대표 역대 최고의 월드컵 명승부.
지난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월드컵 축구대회 H조 1차 예선에서 한국이 우루과이와 접전 끝에 0대0으로 비겼다.
아쉬웠지만 경기 후 대표팀 사령탑인 벤투 감독과 선수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승부는 비겼지만 벤투 감독과 선수단이 칭찬을 받은 이유는 물론 경기 내내 보여준 역대급 경기력이었다.
경기가 시작된 직후부터 조금도 밀리지 않고 침착하고 공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유기적인 플레이. 사실상 골과 다름없던 황의조의 슛 장면은 그 연결된 과정이 더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우리 대표팀 플레이의 백미 중 하나였다.
전반전을 지배한 한국은 후반전엔 다급해진 우루과이의 압박에 다소 눌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과거와 달랐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상대방의 공세를 차단하며 상대 골문을 경기 내내 위협하며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무승부를 이뤄냈다.
안와골절로 수술 후 경기 출장마저 불가능 해보였던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 수백억원 몸값을 자랑하는 우루과이 공격수들의 다리를 무기력하게 만든 중원의 3태자 황인범과 이재성, 정우영.
오른쪽 풀백을 맡아 상대방 공격 선봉장인 다윈 누녜스를 꽁꽁 묶은 김문환. 김문환은 이날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우리 공격을 이끌었다. 팀내 최다인 63회의 패스를 성공한데다 성공률도 무려 90%를 넘었다. 
골과 다름없었던 전반 황의조의 슈팅도 김문환의 ‘킬 패스’에서 나왔다. 왼쪽 수비를 맡은 김진수 역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밖에 이미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선 한국 수비라인의 ‘핵’, 김민재의 투지 넘치는 파이팅 등 외신들 모두 한국 대표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루과이전의 명승부가 한국 팬들의 갈채를 받은 이유는 ‘우리만의’, ‘우리의’ 축구를 했다는 점이다. 
한국 최장수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벤투 감독은 어떤 비난에도 고개 숙이지 않고 자기만의 ‘빌드업’ 축구를 완성시켰다.
꾸준히 공의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 흐름을 주도하고 상대를 꾸준히 압박하는 고집스러운 ‘벤투 식’ 축구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처음 선을 보이며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한국은 과거 월드컵 때마다 강팀을 만나면 처음에 주눅이 들어 위축된 플레이를 하다가 선제골을 먹고 난 뒤 뒤늦게 달아올라 공세를 펼치다 결국 한 골 차로 지고 마는 플레이를 되풀이 했다.
그런 한국의 경기 스타일을 벤투 감독이 확 바꿔놓은 것이다.
이제 승점 1점을 안은 한국이 28일 오후 10시(한국 시각) 가나와 예선 2차전을 치른다. 
강호 우루과이와 비긴 한국이 이날 가나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사상 세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중요한 승부처다.
1차전 경기 후 공수에서 맹활약을 했던 한국의 풀백 김문환이 이런 말을 했다.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의 점수를 준다면 (내 점수는) 70점을 줄 것 같다”.
그만큼 더 뛰고 잘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공격 최선봉인 손흥민과 후방 사령관 김민재 역시 이날 평소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렇다면, 28일 가나전의 승리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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