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先) 서비스
선(先) 서비스
  • 안지연 청주청원보건소 주무관
  • 승인 2022.11.27 16: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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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안지연 청주청원보건소 주무관
안지연 청주청원보건소 주무관

 

대학생때 스테이크 전문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매장에는 정말 불편하게도 테이블에 진동 벨이 없다. 대신 테이블마다 담당하는 서버가 있어서 고객이 필요한 것을 미리 제공하는 선 서비스를 하는 시스템이다.

손님입장(인사)에서부터 메뉴주문(주문 도와드릴까요?), 메뉴체크(준비해드린 음식은 입맛에 맞으세요?), 리필(음료 리필 도와드릴까요?), 후식(식사 다 하셨으면 후식 준비해드릴까요?), 그리고 계산(테이블 계산제)까지.

입장부터 퇴장까지 내가 담당하는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관심이 생겼다.

컴플레인 고객에 대처하는 법, 고객이 부담스럽지 않게 담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 등 그때 본인을 가르쳤던 점장은 다른 매장에서 컴플레인을 걸어보는 것도 서비스를 배우는 데 하나의 방법이라고 가르쳐 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 방문했을 때 `여기 참 친절하구나'라고 느꼈던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인가? 본인이 느꼈던 친절한 곳은 이처럼 선 서비스를 제공받았던 곳이었다.

음료나 밑반찬이 비워져있으면 먼저 와서 `좀 더 필요하시면 가져다 드릴까요?'라든지, 병원에서 내가 받을 검사내용과 비용을 먼저 친절하게 얘기해주는 등 선서비스는 거창한 것이 아닌 상대방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구나,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선서비스를 많이 볼 수 있듯이 현재 본인이 근무하는 보건소 방사선실에서도 선서비스를 할 수 있다. 보건증 검사를 하러 온 민원인은 첫 번째로 방사선실에서 폐결핵을 보기 위한 흉부 x-ray 촬영을 마치고 장티푸스 검사를 하기 위해 임상병리실로 안내를 받는다.

말이 길어지는 게 번거로워서 `2번방 임상병리실로 가세요'라고 하고 싶지만 서비스를 좀 더 보태서 `문 열고 나가시면 왼쪽 끝에 임상병리실이 있습니다.'라고 안내한다면 `2번방이 어디예요?'라고 되묻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요즘이다. 지칠 대로 지친 동료들과 함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대응 업무를 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참 많았다.

그때마다 나의 친절과 서비스가 분명 닿는 곳이 있을 거라며 하루하루 잘 버텨왔다.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보건소 직원들은 포기 하지 않고 공무원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무원의 6대 의무 중 하나인 친절의 의무. 친절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국민에 대해 봉사하는 마음이 아닐까.

봉사정신에서부터 정직함과 성실함이 나오는 것이고 더 나아가 올바른 공직관을 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 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공공의료 서비스의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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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22-11-29 01:16:29
오 ㅠ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