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雪도 지났는데”… 한밤중 모기와의 전쟁
“小雪도 지났는데”… 한밤중 모기와의 전쟁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11.2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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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주 개체수 38마리 … 평년比 5배 이상 ↑
충북보건환경硏 “기후 변화 … 활동시기 길어져”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 지났는데도, 모기가 웬 말인가요?”

청주시 흥덕구에 사는 강모씨(44·여)는 서랍 속에 넣어둔 모기퇴치기를 다시 꺼냈다. 초등학교 1·3학년생인 두 아들이 며칠 동안 모기에 물리는 일이 생긴 탓이다. 아파트 18층에 사는데도 어디서 모기가 들어왔는지 보들보들한 아이들 피부에 붙는 모기를 잡느라 잠을 설치고 있다.

강씨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아직도 모기가 많다”며 “잡으려고 보면 여름보다 더 크고 튼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入冬)'을 훌쩍 지나 `소설(小雪)'까지 거쳤지만 늦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모기의 활동기간이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현황'에 따르면 11월 1차(10월 30일~11월 5일) 충북에서 발견된 모기 개체수는 38마리(도심 3·철새도래지 35)다.

이는 평년(7마리)보다 5배 이상 많은 개체수다.

전국적으로는 전체 모기 평균 130.8개체다. 평년 대비 18.5개체가 증가했다.

이처럼 평년보다 모기 개체수가 증가한 데는 따뜻한 날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름에는 폭염과 폭우로 오히려 개체 수가 감소했지만 요즘처럼 한낮 기온이 17도를 웃돌면서 늦가을 모기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5~11.3도로 평년기온(영하 3.4도에서 영상 6.4도)을 5도 안팎 상회했다. 23일 낮 최고기온은 12.9~20.9도로 역시 평년기온(8.2~15.0도)보다 높았다.

충북지역의 날씨도 마찬가지다.

이날 아침 충북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0.5~5도로 평년기온(영하 3.7도에서 영상 0.6)을 5도 이상 상회했다.

낮 최고기온도 14~16도로 역시 평년기온(8.7~11.2도)보다 높았다.

모기는 기온이 16도 이하로 떨어져야 활동을 멈추기 시작한다. 낮 평균 기온 역시 13도 이하로 내려가야 완전히 활동을 멈춘다.

하지만 11월 들어서도 낮 기온이 예년보다 높은 이상 기후를 나타내면서 여전히 모기가 활동 가능한 기후 환경을 보이고 있다.

겨울의 문턱인데도 이상 고온 현상이 빚어지는 데는 `북극진동'이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둬 한반도로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극진동은 북극을 뒤덮은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가 수일에서 수십일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모기는 대부분 여름철에 발생하지만 기후 변화로 활동 시기가 길어졌다”며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가정집이나 건물에 침입해 흡혈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흔해 사시사철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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