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활동 소리꾼 조예란.사진작가 심명희 전시.공연
청주 활동 소리꾼 조예란.사진작가 심명희 전시.공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11.22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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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란, 판소리로 듣는 흥보가 `얼~쑤'
심명희, 흑백작품 속 무한 사유의 세계

청주에서 활동하는 소리꾼 조애란씨의 공연과 사진작가 심명희씨의 전시가 청주일원에서 열린다. 무대와 전시장이라는 각기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지만 여성이라는 공감성을 작품에서 느낄 수 있다. 두 여성예술인의 작품활동을 소개한다.
 

 

#소리꾼 조애란

소리꾼 조애란씨(사진)가 흥보가의 놀부 심술이 가장 잘 드러낸 `놀보박' 무대를 25일 오후 7시 30분 청주도시재생허브센터 어반아트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무대는 창으로 많이 불렸던 흥보가를 판소리로 듣는 무대로 `흥보가' 중에서도 놀보 심술 대목인 `놀보 박 타는' 대목에 집중해 무대를 꾸몄다.

공연은 단가 `사철가'를 시작으로 `놀보 제비노정기', `놀보 첫째 박 타는 대목', `놀보 둘째 박 타는 대목', `놀보 셋째 박 타는 대목', `놀보 개과천선하는 대목' 등 7장으로 구성해 신명나는 흥보가를 선보인다.

특히 첫 무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 정순임씨가 출연해 `사철가'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 연희패로는 남사당패와 각설이패, 초란이패가 출연해 흥보가를 마당극 형태로 보여준다. 이날 고수는 김철준씨가 맡아 소리꾼과 합을 이룬다.

조애란씨는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놀보 박타는 대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옆에서 너는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신 스승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며 “놀보박 부분을 판소리로 부르고 여러 연희패들을 등장시켜 관객들과 즐거운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놀보박 대목은 전승이 안된 계보가 많다. 박송희 명창이 스승의 유언에 따라 같은 동편제 계열의 박봉술 명창의 놀보박 대목을 붙여 올곧은 한바탕 흥보가가 완성됐다”면서 “그동안 창극으로 듣던 흥보가를 판소리 무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작가 심명희

사진작가 심명희씨(사진)의 개인전이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에서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더 먼저, 더 오래_ 차이와 반복에 대한 명상'이란 주제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사진이라는 디지털 기계와 쓰고 버려진 찻잎이 만나면서 예술 작품으로 완성된다. 흑백 작품에는 무한 반복된 작가의 손길이 이미지로 드러난다. 구상적이면서 추상적인 이미지는 사진예술의 또 다른 시선을 던져준다.

이정희 사진평론가는 이번 작업에 대해 철학자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 주목했다. 그는 “심명희의 작업은 이미지 자체의 `반복'과 `차이'라는 두 개의 줄로 우리의 감각을 두드리고 블랙 앤 화이트의 선명한 심리적 선을 마련한다. 찻잎이라는 다양한 개체가 반복 배열되면서 찻잎의 고정된 상징은 제거되고 지속되는 반복은 미세한 차이에 집중하게 한다”고 평했다.

심 작가는 “사진을 매체로 사실의 재현을 넘어서 내면에 잠재해 있는 감정과 상상, 사유의 세계를 표현해보았다. 우려내어 마신 후 버려지는 찻잎이 내 작업의 소재다”며 “그것들은 내 작업에서 하얀 이미지로 표현된다. 뜨거운 불과 물의 세례를 거치고 맛있는 차로서 소명을 다한 후 버려지는 찻잎은 나에게 해탈과 영원한 생명·자유의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 “같아 보이지만 결코 같지 않은 무수한 이미지의 반복과 겹겹이 쌓인 레이어 안에는 나의 못다 피운 열정과 욕망, 소소한 기쁨, 얼마쯤의 후회와 회한, 사람과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 작품에 대한 뼈아픈 고민 그리고 흐릿한 투병의 시간과 기억들이 녹아있다”고 덧붙였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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