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민생이 힘들고 어렵다
요즘 진짜 민생이 힘들고 어렵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11.22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새 정부 들어 첫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예산안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소위 말하는 윤석열표 예산 1041억 원을 싹둑 잘랐다. 그리고는 지난 정권 때 추진했던 사업 관련 예산은 3조 3733억 원을 증액시켰다. 당연히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민주당이 가위질한 예산은 △영빈관 신축 497억원 △용산공원 개방 223억원 △청와대 개방 59억원 △대통령실 이전 시설관리 54억원 △검찰청 4대 범죄수사비 44억원 △행안부 경찰국 예산 6억 등이다. 반면 증액시킨 예산은 △중소기업 및 취약 차상위계층 지원 1조2700억원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7000억원 △영구 국민임대주택 공급 6990억원 △재생에너지 지원 3281억원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청년지원 1862억원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1611억원 △경로당 냉난방비 및 양곡비 지원 139억원 등이다.

국민의힘은 난도질당한 윤석열표 예산을 복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압도적 여소야대 지형에서 속수무책이다. 수적 열세도 모자라고 대야 협상력도 실종 상태다. 더구나 대장동 비리와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압박중인데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등의 국정조사를 놓고도 대치중인 상황에서의 협상은 더더욱 녹록지가 않다.

집권여당으로써의 국민의힘 입장은 백번 천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삭감당한 윤석열표 예산의 본질을 세심히 들여다보면 민주당의 예산 난도질을 공감할 수 있는 여지는 차고도 넘친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민주당이 횡포를 부리면서까지 삭감한 영빈관 신축, 용산공원 개방, 청와대 개방, 대통령실 이전 시설관리, 검찰청 4대 범죄수사비, 행안부 경찰국 예산 등의 예산 1041억원이 과연 국민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예산인지부터 따져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엄밀히 치면 청와대 이전만 안했어도 필요 없는 낭비성 예산이자 권력형 예산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이 증액시킨 중소기업 및 취약 차상위계층 지원,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영구 국민임대주택 공급, 재생에너지 지원, 청년지원예산, 노인일자리 지원, 경로당 냉난방비 및 양곡비 지원 등 3조 3733억원의 예산은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민생과 직결된 예산이다. 3조가 아니라 5조, 10조원을 편성해도 국민들에게는 아깝지 않을 예산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구체적 대안 없이 정부의 손발을 묶는다는 꼼수 프레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낭비하지 않아도 될 예산을 굳이 왜 만들어야 했는지부터 짚어보고 각성할 일이 아닌가 싶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최근 당내 초선의원 공부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의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강연에서 “이 정부의 목표에서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민의 삶은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라는 주장을 폈다.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는데 정말 화가 나는 강연이다. 이런 정치인이 집권당의 선생 노릇을 하고 있으니 낭비성 권력형 예산 삭감이 횡포로 느껴지는 것이다. 국민들은 단 한번이라도 국가에게 개인의 삶을 책임져 달라고 한 적이 없다.

그저 모든 국민의 삶, 즉 민생이 힘들지 않도록 국가가 정치를 잘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민생의 어려움마저 국가가 외면해도 된다면 대통령도 정치도 존재할 가치와 이유가 없다. 그런데 요즘 진짜로 민생이 힘들고 어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