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의 희망
종전의 희망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2.11.21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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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전장에서의 살상 행위를 스포츠처럼 인식한 언론들.

지난 15~16일 사이 국내 언론사들이 보도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의 전쟁 관련 뉴스가 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우크라이나군 저격수가 러시아 군을 2710m 떨어진 거리에서 저격해 사살했다는 우크라이나 군 당국의 발표를 인용한 보도였는데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무척 선정적이었다.

몇몇 기사의 제목을 보면 다음과 같았다.

`2710m 거리에서 러군 사살...세계 2위 기록', `2.7km거리에서 원샷원킬', `탕 3초 뒤 쓰러졌다...2.7km거리에서 러군 명중' 등.

처참하고 잔혹한 전장에서의 교전 상황을 마치 스포츠 게임처럼 여기는 듯한 제목들이다.

한 언론사는 우크라이나 군당국의 발표를 인용한 당시 상황을 보도하면서 `이번 기록(우크라이나 저격수의 원거리 명중 살상 기록)이 2017년 이라크에서 캐나다 합동작전군의 저격병이 3450m 떨어진 거리에서 적군을 명중시킨 기록에 이은 세계 2위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대부분 누리꾼이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죽은 사람도 가족이 있고 우리하고 똑같은 사람인데 (저격 기록을) 자랑처럼 기사를 쓰다니', `참 가관이다. 아무리 전시라도 이게 자랑꺼리인가', `게임이냐? 사람 죽인 것을 자랑하듯이...이게 올림픽도 아니고', `전쟁이 사람 죽이는 스포츠인가' 등등의 댓글이 올려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전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있다.

최근 3년여간 지속된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위기 상황에 올해 3월에 발발한 전쟁이 덮치면서 세계 경제는 그야말로 급전직하의 추락 상황을 맞았다.

이미 전세계가 입은 손실 비용은 미뤄짐작하지 않아도 될만큼 천문학적이다.

독일의 킬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쟁 발발후 3~8월 사이 6개월간 전쟁에 투입된 비용은 3100억달러(421조3000억원)에 달한다. 매일 우리 돈 2조3400억원(17억2000만달러)가 전쟁 물자 조달에 쓰여졌다.

양국의 경제 피해는 더 심각하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사회기반 인프라 손실액만 2000조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가 마구잡이로 쏟아부은 미사일 등 포탄에 의해 건설.도로 부문 피해액만 벌써 1000조원이 훌쩍 넘었다.

러시아 역시 심각한 내상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통계청은 올해 3/4분기 러시아 국내 총생산(GDP)이 전쟁 발발전인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 경제는 2/4분기 때도 전년 대비 4.1% 감소했었다. 직접적인 전쟁 비용 손실액만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데다 자국 경제마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민심마저 이반하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처음으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세계 20개국 정상이 러시아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세계 언론은 정상회의에 당사국인 러시아와 사회주의 진영인 중국이 참여했음에도 선언문 채택이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견해가 선언문의 내용과 차이가 있음을 명시하긴 했지만 사실상 러시아아 이를 받아들인 것은 얼마만큼이라도 종전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포성도 서서히 줄어들면서 조금씩 무르익는 종전의 희망. 세계 경제는 물론이거니와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겪지 않아야할 전쟁이 하루빨리 멈춰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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