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의 서로 손잡기
경찰서의 서로 손잡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9.0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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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건양대 석좌교수>

최근 좋은 사진이 충청타임즈에 연이어 실렸다. 충북 옥천과 충남 금산, 충북의 음성과 제천 두 경찰서 간담회 장면이다. 주민 안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관할권 문제는 관청 고질병의 하나다. 공무원도 밥그릇 싸움을 한다. 내것이니, 네것이니 티격태격한다. 생색날 일은 내 일이다. 귀찮고 손 더럽힐 거리는 네 일이다. 인지상정.

강가에 시체가 떠내려 온다. 자살인지 살인인지 실수로 떨어졌는지 조사해야 한다. 죽임 당한 흔적이 있으면 범인을 찾아 나서야 한다. 예전에는 그래서 건너편 강가로 슬쩍 떠밀었다.

그쪽 경찰에서 처리해야 한다. 뒷짐 지고 콧노래 부른다. 괜한 고생 안해도 되니 말이다. 그렇다고 그쪽은 덥석 건져 내는가. 아니다. 역시 저쪽으로 보낸다. 귀하들이 하시라 이거다.

하도 싸워대니 규정과 지침을 만든다. 서편이나 남쪽에서 맡으라고 강제한다.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의 국가경찰이다. 지시가 맨 아래까지 침투한다. 일사불란하다. 협조도 잘 되는 편이다.

미국은 그렇지 않다. 그 큰 나라에 마을마다 자기경찰이 있다. 자치경찰제도라 한다. 내고장 경찰이 먼저 생겼다. 한참 나중에 주나 연방경찰이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다.

뉴욕(NYPD)과 같은 자치경찰이 약 1만 3000개다. 주정부 경찰은 49개. 연방정부는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해 큰 기관만 17개다. 헌병 같은 군 수사기관을 제외한 수효다.

지역에 따라 보안관(Sheriff)도 있다. 학교나 공항과 같은 특별경찰(Special Police)이 또 있다. 4만 개나 된다는 속설도 있었다. 실제로는 모두 합쳐 약 1만 8000개다.

많아서 협조가 안 된다. 일 떠넘겨서가 아니다. 서로 내 소관이라 다툰다. 내 동네 와서 간섭하지 말라는 자치의식도 작용한다. 물론 기관마다 업무가 정해져 있다. 통하질 않는다.

미국의 치안상태가 나쁜 원인의 하나다. 하기야 기관이나 단체 그리고 관청 사이의 불화와 비협조는 오래된 악습이다. 거기나 여기나 마찬가지다. 의식과 행태를 고쳐야 할 악폐다.

두 경찰서 간의 공조강화는 그런 점에서 뜻 깊다. 범죄의 광역 기동화에 따른 대책이다. 역설적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되게 하자는 면도 있다.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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