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차별과 차이
양성평등, 차별과 차이
  • 강준구 충북도 법무혁신담당관실 주무관
  • 승인 2022.11.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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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구 충북도 법무혁신담당관실 주무관
강준구 충북도 법무혁신담당관실 주무관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트의 성추문을 폭로하고 비난하기 위해 해시태그를 다는 것으로 대중화 된 미투운동은 우리나라에서는 서지현 검사가 JTBC 뉴스룸에서 검사장이었던 상관의 성폭력 실상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대중화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성평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미투 이야기를 서두에 이야기 한 것은 양성평등이라고 하면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경제적으로 사회적 계층적으로 우위에 있는 남성에게 피해를 받는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 많기(적어도 제 주변의 인식은) 때문이다.

양성평등기본법에 보면 양성평등이란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 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주목해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차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국어사전에는 차별을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함”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을 남녀로 생각해보면 남녀를 등급이나 수준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한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차별을 경험한다. 나 역시도 많은 차별을 경험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다.

남자라서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했고, 장남이라서 맏이라서 의젓하고 동생을 돌보고 모범이 되었어야 했으며, 직장에서는 막내라서 이런저런 업무 외적인 일을 해야 했으며, 남자이고 막내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흔히 이야기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평범한 가정의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 차별이라기보다 차이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가정에서 전등이 나가서 교체를 할 때는 와이프가 역할을 한다. 높이 있는 곳에 있는 물건을 내린다던지, 택배로 도착한 쌀가마니를 나르는 것은 내가 하지만, 사전에 두꺼비집을 내리고 규격에 맞는 램프와 퓨즈를 찾는 역할은 와이프가 하고 내가 하더라도 와이프의 지시(?)에 맞추어 나는 보조적 역할을 한다. 남자라서 전등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슬퍼서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때 그렇게 하지 못했던 건, 남자라서 하지 말아야지라는 선입견에 내가 갇혀서 그랬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은 내가 3명의 여자와 살고있는 것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고 두 명의 딸을 키우고 또한 직장에서 받은 사이버와 대면 교육들 등 영향을 미친 것은 많이 있을 것이다.

차이는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을 말한다. 차별이 아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찾게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상호간의 존중과 차별이 아닌 차이에 집중하는 마음가짐이 양성평등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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