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는 날
김장하는 날
  • 조봉숙 청주시 청원도서관 팀장
  • 승인 2022.11.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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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조봉숙 청주시 청원도서관 팀장
조봉숙 청주시 청원도서관 팀장

 

지난 주말에 김장을 담갔다. 아침에 안개 낀 도로를 달려 친정에 도착하니 친정 식구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토요일에 밭에서 배추, 무, 갓, 쪽파, 대파 등을 다듬어 가져와 배추는 쪼개어 큰 통에 소금물에 담가 절이고 양념 재료는 저녁에 모여서 다듬고 썰고 기계에 갈고 밤늦게까지 재료 손질하였고, 배추가 잘 절여지도록 뒤집어놓는 작업을 해야 했다. 일요일에는 절인 배추를 마당의 수돗가에서 여러 번 씻어 준비해둔 작업대 위에 올려서 물 빠지게 하고 배추 꼭지를 다듬어 옆의 양념하는 작업대에서 양념을 버무려 각자의 준비된 통에 배추김치를 넣었다. 다음은 총각무를 다듬어 소금물에 절이고 흐르는 물에 씻어서 물기를 빼고 양념을 하여 통에 담았으며, 쪽파를 다듬어 씻어서 양념에 버무려 파김치를 담으니 김장이 끝났다. 각자 맡은 일이 있고 맡은 일이 끝나면 다른 일을 찾아하였고 서로 주변 이야기를 하며 김장을 하니 몸은 힘들었어도 마음은 즐겁게 하였다.

부모님은 김장에 필요한 재료를 농사짓고 양념거리 중 마늘 같은 양념거리를 미리 준비해주시고 오전에는 힘드시다고 집에서 쉬시다가 오후에는 우리 남매들이 김장을 하는 동안 텃밭에서 시금치, 상추, 대파 등 자식들에게 줄 것들을 손질하시고 미리 짜놓은 들기름 한병과 반건조된 곶감과 햅쌀을 하나씩 나눠 주셨다. 부모님의 정성을 한 아름 받아들고 집에 오는 길이 먹을 양식이 그득하니 마음이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김장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돼지고기 수육을 삶아 금방 양념한 김치와 같이 먹는 것일 것이다. 큰언니가 삶은 돼지고기와 김치 버무린 것을 함께 먹으니 맛이 정말 맛있었다. 그 생각에 저녁에 집에 와 아이들에게 수육을 시켜 김장 김치에 주니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부모의 마음은 이런가 보다.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나눠주고 싶고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좋으니!

김장은 1년치 먹을 많은 양을 하기 때문에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 시골에서는 밭에서 수확할 때 거의 다듬어서 쓰레기가 별로 없고 김장할 때 나오는 쓰레기는 거름더미에 모았다가 내년 농사에 사용하면 되지만 도시에서는 그 양이 만만치 않아 쓰레기를 치우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그 생각에 찾아보니 시에서 김장쓰레기를 무상 수거하고 있다고 한다. 김장철에는 1일 평균 40여 톤 정도의 김장쓰레기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 가정에서는 김장쓰레기 배출 시 5~10㎝의 크기로 잘게 자르거나 말려서 부피를 줄이고, 전용 수거용기의 용량을 초과하는 김장쓰레기는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비닐봉지에 담아서 수거용기와 함께 구역별 지정 날짜에 내놓으면 된다. 특히 젓갈, 고추장 등이 함유된 김장쓰레기는 물에 헹궈 염분과 물기를 제거한 후 흙이나 이물질 등이 혼합되지 않도록 배출해야 한다고 한다.

김장철에는 낙엽과 김장쓰레기 등 쓰레기양이 증가하니 환경미화원들의 노고를 생각하여 쓰레기양을 줄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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