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사들의 코끼리 가을 여행
노신사들의 코끼리 가을 여행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2.10.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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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제법 거리의 나무들에도 짙어가는 갈색과 붉은 단풍이 들고,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지는 10월 19일, 시와 음악이 있는 행사에 동참하게 되었다. 40년 지기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에 음악을 연주해 주는 게스트로 초대되었고, 옛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하는 찐 우정을 부러워하는 시간이었다.

행사의 제목은 `2022 코끼리 가을 여행 우리 함께 가을 속으로'라는 타이틀과`Into the fall, hand in hand'라는 부제를 단 행사로 무심천 변의`오래된 음악'에서 음악과 시가 함께하는 콘서트를 하였다. 행사의 주최는 전 충북 예총 회장이며, 전 청주대 국문학과 교수였던 임승빈 시인이 40년간 우정을 함께한 친구분들과 함께하는 시와 음악의 향연이었다.

오늘은 특히 행사의 주제로 쓴 `코끼리 가을 여행'이란 문구가 재미있었다. 아마도 코끼리처럼 큰 생각과 오랫동안 우정을 함께 하자는 의미의 주제로 생각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여러 쌍의 부부들이 함께한 자리라서 더욱 정감이 느껴지는 자리였다.

임승빈 교수의 행사 취지와 인사말을 시작으로, 내가 속한`미녀와 야수'팀이 여는 무대로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 윤도현의`가을 우체국 앞에서'와 두 곡을 더 연주를 했다. 두 번째 무대는 신동집의 시`빈 콜라병'이란 시 낭송과 시에 대한 해설을 곁들였다. 다음으로는 어느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장을 지내셨다는 친구분의 앨토 색소폰 연주가 있었다. 연주곡 중 `친구 이야기'란 곡은 가사가 참 좋은 느낌이 들었다. 이어서`시계가 없는 주방'이란 시 낭송이 있었다. 다음 순서로는 특별 게스트 테너 강진모 충북음악협회장이 출연하여 임승빈 교수가 가장 좋아한다는 가곡 `마중'을 연주했다. `마중'이란 노래는 보통 바리톤이 연주하는 것을 봐 왔는데 테너의 힘차고 높은 소리로 연주하는 것도 색다르고 좋았다. 두 번째 연주곡으로는 가을이면 많이들 부르는 이수인 곡 `고향의 노래'였다. 테너의 서정적인 소리로 듣는 `고향의 노래'는 마치 고향의 들판에 와 있는 느낌이 들어 모든 관객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다음 순서로는 시 낭송을 절절히 잘하는 홍민하씨의 `그 사내'란 시 낭송으로 참가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다음 순서는 청주예총회장이며 연극인 문길곤씨와 임승빈 교수가 함께하는 연극의 한 대목을 함께하였다. 연극이 끝난 후 문길곤 회장의 노래가 있었는데 가수 이상의 열창으로 참가한 모든 분들의 마을을 흔들었다. 다음으로는 세 편의 시를 선택하여 참가했던 분들의 희망에 의하여 시 낭송을 하였다. 마지막 순서로는 임승빈 교수의 끝인사와 닫는 무대로 내가 `넬라 판타지'를 연주하며 오늘의 행사를 마무리 하였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자리에 누워 오늘 각지에서 모인 분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물론 오랜 세월이 흘러 얼굴에는 주름과 세월의 흔적이 가득했지만 40년 전에 만나 평생 함께 우정을 지켜왔던 그들의 표정은 마치 40년 전의 젊은 그들이었고, 앞으로도 40년은 우정을 함께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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