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산단·청주산단의 '닮은 꼴'
오창산단·청주산단의 '닮은 꼴'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9.04 2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한 인 섭<사회체육부장>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해 현재까지 진행중인 '악취 민원'은 청주산업단지 인근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도 '닮은 꼴'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6000여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선 이 지역은 기업은 기업대로, 아파트 주민들은 주민들 대로 이미 '제자리'를 잡은 상태다. 하지만 공업시설과 주거시설이 양립된 이 지역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악취 민원'이 제기된 이후 비가 자주 내렸던 지난달 초순부터는 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도배될 정도로 민원이 들끓었다.

청원군은 군수 특별지시로 '악취감시 기동대'를 편성해 악취 진원지 찾기에 골몰했다. 환경과를 위시한 관련부서는 물론 오창읍, 오창과학산업단지사무소, 주민환경감시원까지 밤 낮으로 나서 그야말로 '저인망식' 조사활동을 벌여야 했다.

20일여일 동안 소동을 빚은 끝에 청원군은 아파트단지 주변 축사와 일부 공장, 매립장·폐수처리장 등이 복합적으로 원인을 제공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군은 진원지로 지목했던 공장 6개와 대규모 축산농가에 대해 악취 오염도 검사와 기준을 초과한 업체에 대한 행정조치를 취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했다.

이런 조치들의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긴 하겠지만, 이 지역에 공장과 아파트가 함께 하는 한 이런 류의 민원이 말끔히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는 쉽지 않다. 입주민들과 기업체, 행정기관 모두에게 '휴화산'처럼 언제 터질 지 알 수 없는 민원 요인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오창산업단지에서 벌어진 일련의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켰봤다면 청주산업단지 입주 일부업체들도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가 않았을 듯 싶다.

청주산업단지는 이미 지난 69년부터 89년까지 4단계로 조성된 경우여서 사정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인근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현실적으로 이런 류의 민원에서 비켜갈 수가 없다.

산업단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도움에셋이 금호 어울림아파트 1234세대, (주)신영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지웰시티 4000여세대를 각각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청주산업단지 일부 업체로 인해 야기되는 '악취 민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받아들이기에 따라 '호랑이가 고기 먹었다'는 소리 정도로 들릴 수도 있다.

그나마 민원이 가려질 수 있었던 것은 주변지역 대부분이 공업지역이어서 집단적이고, 지속적인 민원을 낳을 소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지역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 악취가 안방과 주방에 영향을 준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이런 사정을 고려한 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은 올 초 (주)도움 에셋과 (주)신영이 아파트분양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공단이 있다는 점을 참고해 달라'는 요지의 기자회견까지 고려했다고 한다.

입주가 끝난 후 '이런 문제가 있었냐'는 식의 민원에 뒤늦게 '공매'를 맞느니 '분양할 때 미리 알려야 한다'게 기업들의 정서였던 모양이다. 분양을 훼방하는 일로 비춰질 수 있어 결국 실행하진 않았다지만 입주가 완료될 경우 이 문제는 '급소'가 될 수 도 있다. 청주산업단지는 제조업체 오염물질 저감 방안이나 생태산업단지 구축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가 지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난제'임에 틀림없다.

이런 측면에서 청주산업단지 입주업체와 관리공단, 청주시는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빚어진 이번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