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태와 디지털 인간
카카오 사태와 디지털 인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10.17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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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지난 주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 국민 소통 창구인 카카오톡이 중단됐다.

일상에서 실핏줄처럼 작동하던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빚어진 금단(?)현상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코로나19 이후로 `일상의 멈춤'을 다시 상기시킨 사태라고나 할까.

카카오는 플랫폼의 특성을 활용해 문어발식 사업을 확장해왔다. 어떤 품목이든 플랫폼과 연결만 하면 돈이 되는 세상이니 기업이 마다할 이유가 없기는 하다.

그렇게 확장한 사업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상거래가 손쉽게 이루어졌고, 택시를 부르거나, 수수료 없이 은행 업무도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기존의 시장질서가 붕괴하였고 많은 국민이 이용하면서 카카오는 네이버 등과 함께 독점적 플랫폼 서비스로 크게 성장하였다. 두 플랫폼 기업은 우리나라 주식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꼽힐 정도이니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생경하기만 했던 카카오톡이 국민 소통창구가 되었고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지구촌 소식은 언론의 영역까지 파고들면서 진실과 가짜가 혼재된 뉴스를 제공한다.

우리 모두 `하루라도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뒤쳐질까' 두려운 디지털 인간이 된 것이다.

플랫폼 기업이 문어발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우려도 컸다. 매장을 소유하고 있던 중소상인들이 타격을 입었고, 택시업계 역시 몸살을 앓으면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대다수 이용자가 무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규제 필요성은 묻히고 말았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인들의 삶 속에 디지털이 깊숙이 자리 잡으며 일상화되었다.

인터넷 강국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도 디지털 선진국으로의 혜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과학기술로 구축된 인터넷 플랫폼은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비대면 사회로 한발 앞서 나아가는데 최적화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은 우리 사회의 대명제가 되었다. 비대면 사회에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운영시스템이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회 메커니즘의 무게 비중이 커졌음에도 데이터의 독점과 관리는 소홀하면서 카카오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카카오 서비스 중단은 그 파장이 얼마나 큰지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개개인의 소통 마당에서 은행업무와 상품거래, 나아가 공공분야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 행태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편리의 이면에 집단무력감을 드러낸 이번 사태를 그저 헤프닝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늦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를 진단해야 할 때다.

어떤 분야도 독점은 위험하다. 더구나 비대면 사회에서의 데이터 독점은 더 위험하다.

플랫폼 기업이 공적 영역까지 넘나들면서 기업의 정체성도 모호하다. 서비스 장애를 겪으면서 개인정보의 보안과 안정성에 우려가 현실이 되었지만 무료이용자가 대다수이다 보니 소중한 자료가 사라져도 보상받을 근거가 없다.

사용자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개개인의 사유재산도 안전하지 못하다.

플랫폼이 독점적 형태로 운영될 때 사회 전 분야가 셧다운 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개인과 국가의 보안과 안전을 위해 플랫폼 독점 종식 법률도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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