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와 제4의 물결
앨빈 토플러와 제4의 물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10.03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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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1990년대쯤으로 기억된다.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란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인류의 문명을 3가지 유형으로 물결(wave)로 설명했는데 당시 어렵기만 했던 이 책은 저자의 강연을 듣고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회학이나 인문적 사고가 부족한 탓도 있었지만, 그가 말한 미래는 멀기만 한, 남의 일처럼 들렸다. 그런데 `제3의 물결'은 오늘날 지구촌의 현실이 되었다. 1980년에 출간됐으니 40년 만의 일이다.

정보화사회, 지식사회로 명명할 수 있는 제3의 물결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실제 토플러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될 것이고, 빠른 변화로 관료 조직보다는 유동적인 조직이 대응에 유리하다고도 강조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거리가 좁아질 것이란 전망을 하며 유통과정의 변화도 예측했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어 제3의 물결은 과학 기술에 의한 정보혁명이 될 것이라는 그의 예견이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40년 전 쓴 저서임을 생각하면 앨빈 토플러가 세상을 관통하는 철학적 사고와 사유는 놀랍기만 하다.

토플러는 물결의 변화 기간도 점차 짧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수천 년에 걸쳐 진행된 농업혁명, 약 300년 만에 이루어진 산업혁명 위에 진행될 제3의 물결인 정보혁명은 20~30년 만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습득이나 공유마저 단축돼 변화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물결은 그의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

정보혁명이 현실화되면서 제4의 물결로 이행하고 있는 세계 흐름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팬테믹 이후 전혀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인문학자들의 예측은 제4의 물결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4의 물결은 인공지능으로부터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보혁명에서 한걸음 나아간 새 물결에 대해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인간이 어떤 방향을 갖고 인공지능을 통제할 것인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인간과 인공지능 기계와의 관계가 정확하게 정립되지 않을 경우 인류의 미래도 희망적이지만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UN 미래보고서에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이 사람을 대체하면서 2030년까지 20억 개 일자리가 소멸하고 현존하는 일자리의 80%가 사라진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일자리를 소멸시킬 9가지 신기술로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첨단 로봇, 무인 자동차, 차세대 유전자 지도, 3D 프린터, 자원 탐사 신기술, 신재생 에너지, 나노기술'을 선정했다. 정보혁명을 넘어 인공지능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신기술이 우리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세계가 미래 기술확보에 촌각을 다투고 있다. 앨빈 토플러의 예견처럼 제4의 물결은 더 빠르게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반도체 선진국에 만족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국가기술이 뒤처지면 선진국 대열에서 멀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국가도 개인도 제4의 물결에 떠밀려 가기 전에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물결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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