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 재추진 … 충청권 갈등 재점화
KTX 세종역 재추진 … 충청권 갈등 재점화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9.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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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지사 “신설 불가·불필요” 입장 표명
1425억 추가 투입 중복 투자·예산 낭비 지적도

 

세종시가 KTX 세종역 신설을 재추진하면서 충북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세종역 신설 문제로 충청권 지자체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형국이다.

김영환 충북지사(사진)는 28일 KTX 세종역 신설은 불가하고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 지사는 28일 제403회 충북도의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김현문(청주14) 의원의 세종역 신설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세종역을 만드는 것은 올바르지 않고 이 문제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세종역 신설을 제기하면 충북이 세종시 조성을 위해 당시 청원군 부용면 땅(27.22㎢)과 인구(6605명)를 양보했다는 역사적인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한 뒤 “국토교통부는 세종역 신설 예정지는 고속철도 효율성 저해와 정거장 안전성 문제 등으로 이미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실제 세종역과 오송역 및 공주역 간의 거리는 22㎞ 불과하다. 정부가 제시한 고속철도 적정 역간거리 57.1㎞에 위배된다. 저속철로 전락할 수 있다.

예정지인 발산교는 부본선 없이 본선에 고속열차를 정차하려는 계획인데 안전에 매우 취약하고 열차 운영에 지장을 초래한다.

김 지사는 “현재 사전타당성조사 중인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구축 시 세종~오송역 접근성이 30분에서 18분으로 대폭 향상돼 세종시민의 교통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오송 구간에 90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KTX 세종역 신설에 1425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중복투자 및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26일 국토교통부 이윤상 철도국장을 만나 KTX 세종역 신설 논란 종결을 요청했다.

김 부지사는 “KTX 세종역 신설은 지역 간 상생발전을 명시한 행복도시 건설 취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수차례 불가한 것으로 논의된 사안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지역 간 논란을 유발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밝혔다.

세종역 신설은 지난 2014년 세종시 2030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되면서 인근 지자체와 논란이 불거졌다.

충북은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이 세종시 관문 역으로 자리 잡았는데 세종역을 신설하면 충청권 상생발전이 저해되고 오송역이 쇠퇴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민선 8기 들어 최민호 세종시장이 세종역 신설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비를 편성하는 등 세종역 신설을 재추진하고 있다.

세종시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충북도 등의 세종역 신설 반대에 대한 설득 논리를 개발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최 시장은 “오송역을 통한 고속철도는 환승을 위한 불필요한 이동, 대기시간 등으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며 “세종역은 꾸준히 증가하는 광역교통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지난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세종역 설치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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