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법원의 불법파견 판단 경향에 우려 커"
경총 "법원의 불법파견 판단 경향에 우려 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9.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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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최근 사내하도급 판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심포지엄 개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은 28일 "우리 법원이 경쟁국들에 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사내하도급 활용을 불법파견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산업 현장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최근 사내하도급 판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도급은 생산과 일하는 방식을 전문화하고 분업화하는 것으로 세계 각국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우리 파견법은 독일, 일본 등 경쟁국과 달리 파견대상을 32개 업종으로 제한하는 등 대단히 경직적이기 때문에 도급과 파견의 구별은 더욱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행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도입됐음에도, 최근에는 적법한 사내하도급을 불법파견으로 한정 짓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파견허용업무 규제 방식을 현재의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철강기업 사내하도급 판결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안 제시했다.



이 교수는 특히 “최근 판결은 도급 목적상의 정보제공 수단인 MES를 파견법상의 지휘·명령으로 판단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MES시스템은 도급 업무 완성에 필요한 기초적이고 필수적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에 불과해 이를 원청업체의 지휘·명령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며 “연속흐름공정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업장에 편입된 것으로 간주해 불법파견으로 보는 것은 제조업에 대해 사실상 노무도급을 금지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철강공정 사내하도급의 적법성을 부인하는 판결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일본은 도급계약에 파견적 요소가 적발되면 행정지도를 통해 시정·지도한다. 우리나라도 도급과 파견을 둘러싼 분쟁은 행정감독과 지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우리나라 사법부도 일본의 재판소처럼 행정해석과 노사관행을 존중하는 법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욱래 태평양 변호사는 "원하청 사이에 MES시스템을 공유한다고 해서 근로자 파견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내하도급 관련 법적 불안정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파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이 변호사는 주장했다.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의 의미를 구체화하고, 과도한 벌칙규정(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삭제하거나 과태료 등 행정벌로 완화하는 등의 파견법 개정방안을 제시했다.



최홍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원청회사가 노무제공의 대강을 정한다 해도 협력업체가 그 대강을 구체화하고 이에 소속 근로자들이 협력업체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 도급계약의 요소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송현석 변호사는 "MES 자체는 효율성 도모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MES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숫자의 나열에 불과한데, 이것이 사용자의 별도의 의식적인 행위와 결합한다면 업무지시권 행사로 볼 여지가 있겠지만, 그 자체로 인간의 의식적인 행위로 평가하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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