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택, 정확하고 빠른 판단이 답이다
잘못된 선택, 정확하고 빠른 판단이 답이다
  • 황명숙 청주시 공동주택과 주택정책 팀장
  • 승인 2022.09.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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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숙 청주시 팀장
황명숙 청주시 팀장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침에 눈을 뜨고 접하는 기사들 또한 `가파른 금리인상, 소비자 물가상승, 라면과 배추값 인상, 전기요금과 가스비 인상' 등 경제를 뒤흔드는 기사들 뿐이다.

월급이 입금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카드값이 인출된 후 통장 잔고가 바닥을 보이니 경제에 둔감한 필자도 물가오름을 실감한다.

특히 이번 달은 코로나 확진으로 힘들어하는 가족을 위한 식비(과일 포함) 지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 듯 하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냉장고에서 꺼내든 샤인머스켓과 세척을 위한 식초를 보면서 지난달 행했던 어처구니 없는 일이 떠올라 배를 잡고 웃었다.

식초사랑으로 빚어진 사건은 이랬다. 과일 취향이 전혀 다른 딸들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과일인 샤인머스켓. 그날은 저녁준비를 하면서도 6월에 열리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결과 향방에 내 모든 세포가 집중됐을 시기였다.

실수는 저녁 설거지 후 과일 세척에서 비롯됐다. 때마침 TV에서조차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토론이 진행되자 눈은 TV를 향했고 늘 그랬듯 허리를 굽혀 손으로는 싱크대 아래 놓인 둥글고 길쭉한 노란 병을 찾아 과일 담긴 그릇에 콸콸콸 쏟아 붓고는 자리를 떳다. 지금 이 순간 해야할 일에 집중하지 않고 눈과 발은 소리를 향했다.

토론에 집중한 나머지 내가 정한 과일 세척 적정시간인 15분을 훌쩍 넘겨 30분이 지난 후 볼에 담긴 물을 버리는 순간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미끈미끈한 이 느낌은? 뭐지? 다시 한 번 물을 담고 헹궈도 가셔지질 않는다.

순간 아차 싶어 싱크대 아래를 쳐다보니 아뿔싸 그건 바로 식용유! 어찌해야겠단 생각없이 1송이에 1만원이 넘는 아까운 과일이란 생각밖에 하지 않고 무작정 물로 수십번을 씻고 주방세제를 곁들여 뽀득뽀득 씻었다. 그러나 미끈거림은 가시질 않고 결국엔 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음식물 쓰레기로 전락한 샤인머스켓.

지금 이 순간 과일세척에 집중하지 못한 점, 식초 대신 식용류를 집어든 잘못된 선택, 확인도 않고 과일에 부어버린 두 번째 실수, 돌이키려한 부질없는 내 노력, 낭비된 물과 세제, 다음 달 부과되는 인상된 수도료와 전기료 만감이 교차했다.

잘못된 순간선택으로 빚어진 일들은 비단 가정 생활 속에서만 일어날까?

내 주변에, 사회 곳곳에,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에서도 늘 일어난다.

누구나, 어느 사회든 잘못된 선택은 할 수 있다. 잘못된 선택을 현명한 선택으로 바꿔 치유하는 길은 올바른 판단과 신속한 결단이라 본다.

해야 되나? 할까? 하지말까? 망설이다 보면 돈도 시간도 노력도 허사가 된다. 잘못된 선택은 대안을 찾아 올바른 판단과 신속한 실행력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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