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르네상스 과감한 예산 책정부터
문화 르네상스 과감한 예산 책정부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9.26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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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다.

바다가 없는 충북을 호수로 관광화한다는 전략이다.

호수 주변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와 역사, 공간을 벨트화해 충북의 문화부흥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자문을 담당할 민·관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 어떤 추진 전략이 나올지 안갯속이지만 호수와 연계한 문화관광사업이 주요 핵심으로 보인다.

호수라고는 하지만 호수와 엮을 관광 소재는 특별하지 않다. 우리가 익히 아는 문화재이고, 지역사의 현장이고, 공간 또한 새롭지 않다.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문화벨트로 엮어내려면 추진 전략 없이는 르네상스도 구호나 환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충북의 문화르네상스가 가능하려면 어떤 전략이 요구되고,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간단하다. 예산이다. 그리고 예산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다. 콘텐츠도 서사가 깃들여야 관광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적은 예산을 쥐어짜는 방식으로는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아낌없는 예술인 후원이 있었기에 피렌체를 중심으로 유럽의 문화 부흥이 가능했다. 예술이 돈이 되지 않는 시대였지만 중세 르네상스가 가능했던 것이 예술이고 보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도 예술이 돈이 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돈이 되지 않는 예술이지만 지역의 문화운동에 르네상스를 견인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수이다.

그러나 충북의 문화예술정책의 현실은 르네상스를 꿈꾸기엔 거리가 멀다. 문화예술 관련 예산이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주요 예산에서 소외된 채 빈약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화예술 예산 확대 공약도 늘 뒷순위 공약으로 밀려났다. 민선 6기와 민선 7기 당시 이시종 지사는 `문화예술 예산 2%'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의 거듭된 실망은 기대감을 내려놓는 일이었다.

실제 민선 7기부터의 충북문화예술 예산을 보면 2014년 1.03%이던 문화예술 예산은 공약에도 2015년 0.98%로 감소했다. 미미하게 증가하다 2019년 충북문화예술예산은 0.88%로 감소하였고, 올해도 1.13%로 1% 초반 대에 머물고 있다. 급변하는 예술환경을 예산이 뒷받침하지 못한 것이다.

김영환 지사도 `충북문화예술 예산 2% 확보'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2% 예산 장벽이 문화르네상스를 여는 열쇠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만큼 예산이 중요하다.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문화예술 예산과 비교해봐도 얼마나 적은 예산인지 확인할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 중 광주시가 문화예술 예산 3.96%로 가장 높다. 반면 충북은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2번째로 예산 순위를 지키고 있다. 그만큼 문화예술 예산 2% 확보는 충북 문화예술계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예산이 적으니 지역 문화예술공간의 부족도 꼭 따라붙는다. 문체부가 문화예술시설을 발표할 때마다 충북의 기반시설은 항상 전국 하위권이다.

충북도가 자체 운영하는 공공 문화예술공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립미술관이 없고 공연장이 없는 광역자치단체는 충북밖에 없다는 지역문화계의 현실이 푸념만은 아닌 것이다.

충북의 문화 르네상스는 문화운동을 넘어 시민들의 문화향유권과 맞닿아 있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의 요구가 예술로 피어날 수 있도록 예산이 뒷받침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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