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적발언…여 “정쟁 삼지마” vs 야 “심각한 대형 사고”
尹 사적발언…여 “정쟁 삼지마” vs 야 “심각한 대형 사고”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9.2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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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3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두고 난타전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외교 참사’, ‘막말 참사’로 규정하며 야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문제 삼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짜집기와 왜곡으로 순방외교 발목을 꺽었다’는 대통령실과 적극 보조를 맞추며 야당 방어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 할 말이 없다.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엄청난 굴욕감,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제 경험으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며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 헤매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라며 “이번 사건은 누구의 전언이 아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수많은 기자들이 촬영하고 목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에 가득하다”며 “윤 대통령의 막말 참사는  대한민국이 수십년간 쌓아 온 동맹과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정도의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외교 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을 바로 경질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당 지도부와 함께 비판에 가세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백번 양보 해 그 말이 맞다고 해도 대통령의 자질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의 대형 사고“라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집 안도 아니고 집 밖에 나가서 국회에 대해 그런 비속어를 쓰면서 욕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형 사고“라며 ”정말 심각한 건 이 사고를 수습하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태도다. 변명을 하더라도 정도껏 해야지 너무 구질구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국내에 계실 때도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이 XX, 저 XX하면서 욕하고 다닌다는 얘기가 있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졌고, 대한민국 국민 5000만 명을 무슨 난청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역공 나선 與 ”文 대통령 ’혼밥‘ 굴욕외교 참사“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등을 강조하며 방어막을 펼쳤다. 또 야당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깍아내기리 위해 정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혼밥 논란‘을 꺼내들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에도 ’혼밥‘ 문제부터 여러가지가 있었다“며 ”대통령이 외교 활동을 하는 동안 그것이 국내 정쟁 대상이 돼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도록 서로가 생각을 같이 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권은 바뀌는 거고 대한민국은 영원한 것인데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대통령 외교 활동 중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런 풍토를 만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더불어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선 ”전후 발언의 경위라든지 정확한 내용과 관련한 정보가 없다“며 ”지금 말하는 건 적절치 않고, 만일 그 용어가 우리 국회 야당을 의미하는 거라고 해도 많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석기 사무총장은 ”국민은 과연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있다“며 ”2017년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3박 4일 국빈 초청을 받고도 전부 혼자 식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이 굴욕외교에 외교참사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지난 5년간 민주당 정부가 망가뜨린 외교 실책을 하나씩 바로 잡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부디 정신 차려라. 외교의 제일 중요한 요소는 국익과 국민“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익과 무관하게 북한의 대리인으로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문재인 정권의 외교가 전형적인 외교 실패 사례“라며 ”오로지 정파적 시각을 기반으로 한 근거 없는 외교 자해 행위는 결코 국민께서 용납하지 않을 것“라고 밝혔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비속어에 대해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그렇게 들리지는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상파 방송 3사가 모두 똑같이 보도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뉴욕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대통령이) 나와서 바이든이나 미국을 거론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홍보수석이 설명한 것은 이게 국회가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이게 어떻게 될까 하는 그런 우려, 이런 것을 그냥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로 한 것“이라며 ”이걸 그렇게 키워서 해명문 내내 이야기를 하는 게 국익 전체에 도움이 될지 조금 숨 고르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은아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대통령께서도 많은 생각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현장에 있던 취재진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을 낳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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