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협치로 상생하는 모범적 의회 이끌겠다”
“소통·협치로 상생하는 모범적 의회 이끌겠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2.09.22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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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출범 석달 …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에 듣는다
최다선 기초의원 관록 4번의 의장 역임 경륜
발로뛰는 소통정치 9단

집행부 감시·견제·감독 의회 본연의 기능 충실
의원 복지 향상 주안점

시민만 바로보는 의정 대화로 못 풀 문제 없어
여야·상임위 동분서주

1달에 10번 지역구 방문 진정성 보여야 민심 얻어
6선 비결은 밀착 스킨십

길 터주고 조언자 역할 이번이 마지막 선출직
열정적으로 일할 것

청주시의회 김병국 의장(69)을 만나러 가기 전, 그에 대한 자료를 다시 훑어보았다. 6선의 도내 최다선 기초의원, 도내 최초로 네 번의 의장 역임. 그의 이름 뒤에 붙은 타이틀이 화려했다. 지난 19일 김 의장을 의장실에서 만났다. 행동과 말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관록과 경륜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의장이 되고 난 뒤 그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일정을 챙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관용차 대신 직접 차를 몰고 시의회로 출근하면 30분 단위로 일정이 짜여 있다. 민원 처리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의원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그는 주민 민원조차 소통이라는 생각에 결코 가볍게 처리하는 법이 없다.

의장 역할에도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의원들이 의정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의장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의회가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무엇보다 그가 의장으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집행부 감시와 견제, 감독과 함께 의원 권익과 복지 향상이다. 지금의 의정활동비로는 의원들이 의정 활동에만 전념하는 데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원간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여야 동수의 의회 특성을 감안해 사안이 있을 때마다 양 원내대표를 만나 대화를 하고 한 달에 한번씩 상임위원장들과도 간담회를 갖는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협치하면 의회가 파행을 겪을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매사를 오픈하지 않고 숨겨서 꼼수로 처리하는 데서 반목과 갈등이 생긴다”며 “그래서 모든 것을 오픈시켜 놓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제 의견도 가감없이 말하면 서로 좋은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의장에 당선된 뒤 `소통'을 의회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김 의장은 “오로지 시민만 보고 의정활동을 하다보면 여야가 갈등을 빚을 일이 없고 대화로 못 풀 문제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6선의 비결 역시 소통을 꼽는다.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몸으로 부딪치고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발로 현장을 뛰다보면 자연스레 소통이 되고 표로 연결된다고 했다. 이렇게 얻은 유권자의 마음은 오래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확기때 찾아간 과수원 주인이 사과를 따고 있으면 그냥 되돌아 나오는 법이 없다. 사과를 함께 따며 농민의 어려움이나 건의사항을 듣고 해결 방안을 찾는 식이다.

이런 철학이 두 번의 옛 청원군의회 의장, 두 번의 통합청주시의회 의장을 맡는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지역구인 1개 동 5개 면을 한 달에 10번 이상은 방문해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간다고 했다.

이렇게 김 의장이 소통을 중요시하는 데는 그의 정치 인생과 무관치 않다. 그는 39세의 젊은 나이에 첫 청원군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두 번의 의장도 역임했다.

하지만 호기롭게 도전했던 군수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세 번의 실패가 주민과의 소통과 스킨십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소통과 스킨십으로 다져 놓은 끈끈한 유대가 정치 재개의 발판이 됐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주민들과 서로 몸으로 부딪히면서 진정성을 보여주면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며 “이렇게 맺은 인연은 정치생활 내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 번 군수 도전에 실패했을 때 그가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지역구 주민들의 격려와 위로가 있어서 가능했다. 소통과 스킨십 효과라는 것이다.

실패를 통해 스스로 내려 놓는 법도 터득했다. 첫 번째 군수 도전에 실패한 뒤 `선거는 스포츠다'라고 스스로 생각한 게 바로 그것이다. 선거도 스포츠처럼 이길수도, 질수도 있다고 생각해서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난 뒤 두 번째 실패부터는 패배의 아픔이 사흘을 넘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선거는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운동 경기가 끝난 뒤 승패에 관계없이 경쟁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선거와 같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 6·1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수 십년간 운영해오던 택시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이해 충돌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한다.

도내 최다선 기초의원이란 타이틀을 가진 김 의장은 선출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도 있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터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이제 후배들 뒤에서 조언하는 역할을 해야 될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3대 의회 전반기가 소통과 협치로 상생하는 모범적인 의회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133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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