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산린이'를 사로잡을 등산복의 제2전성기
올가을, `산린이'를 사로잡을 등산복의 제2전성기
  •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 승인 2022.09.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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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MZ세대의 영향력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변화하며 경제, 스포츠, 문화, 여가생활 등 사회 전반을 흔드는 키를 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성세대가 주를 이르던 골프시장에 불어온 `골린이(골프+어린이)'의 열풍은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아이덴티티를 변화시키며 좀 더 젊고 트렌디한 스타일로 변화시켰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새로운 건강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MZ세대들은 골프, 테니스, 필라테스, 등산 등의 운동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등산은 언제든 혼자서 훌쩍 떠날 수 있고 다른 운동에 비해 장비 마련이나 연습 등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 많은 MZ세대가 `산린이(등산+어린이)'를 자처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산을 오르고, 정상에서 인증 샷을 남기는 새로운 취미 문화가 형성되면서 등산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촌스러움과 과한 기능성 등산복 착용에 외국언론에도 소개되었던 중장년층의 등산복이 이제는 MZ세대를 유혹하는 그들만의 영(young)한 하나의 패션아이템으로 변신하고 있다. MZ세대를 타겟으로 한 등산복 시장은 `고프코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탄생시켰다. 고프코어란 아웃도어 의류를 뜻하는 고프와 평범한 스타일을 의미하는 놈코어가 합쳐진 용어로 즉, 기존에 기능성에 초점을 두었던 등산복에서 나아가 일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세련된 스타일을 의미한다.

최근 등산복 시장의 트렌드는 `등산복 스럽지 않은 등산복'이다. 형광색 디자인에서 벗어나 산이 아닌 도심에서 일상복으로 입어도 무방한 제품이 선호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이 줄어들고,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원마일웨어'가 패션 트렌드로 떠올랐던 흐름의 연장선인 셈이다. 한층 젊어지고 힙해진 등산복을 입는 것도 좋지만 등산복의 본래 목적인 등산 시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성을 가장 우선시에 두어야 한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등산복의 가장 올바르고 이상적인 착용방법은 `겹쳐입기'이다. 가장 먼저 촉감이 좋고 땀이 빠르게 마르는 소재의 얇은 옷을 베이스레이어(base layer)로 입어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속옷과 겉옷 사이에 입는 옷이라 하여 미들레이어(Mid layer)라고도 부른다. 이를 위해 보온성이 뛰어나고 통기성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 따뜻하면서도 약간의 땀 배출 기능이 있는 기능성 의류 역할을 하는 옷을 선택해야 한다. 플리스재킷과 다운재킷이 대표적인 보온 옷이며, 산행 시에는 지나치게 크고 두꺼운 보온 옷보다는 가볍고 부피가 크지 않은 보온옷 여러 벌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 입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바람과 비를 막아 주는 가장 바깥에 입는 옷 즉, 겉옷이다. 방풍·방수가 주된 기능이며 대표적인 원단이 고어텍스다. 땀을 배출하는 발수 기능도 원단에 따라서는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땀을 완벽히 배출할 수는 없으므로, 땀이 많이 나는 오르막에선 겉옷을 벗거나 천천히 걸어야 한다.

이렇게 겹쳐 입는 것이 등산 시 중요한 이유는 추워서 덜덜 떨기 전에 옷을 더 겹쳐 입고, 더워서 온몸이 땀에 젖기 전에 옷을 벗어 배낭에 넣어야 한다. 부지런히 입었다 벗었다를 계속 반복하여 등산 시 쾌적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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