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물 속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
옛 사물 속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9.15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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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보은 우당고택 장독대
거친 듯 뭉툭한 수백개 항아리
발길 멈추게 하는 고향의 추억

 

가끔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옛 감성이 툭,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보은 우당고택을 걷다 우연히 마주한 장독대의 수백 개 항아리가 그랬습니다.

시골이 고향이 아닌데도 오랜만에 보게 되는 옛 사물들은 어머니를 소환해 내기도 하고, 아련한 그리움이 사르르 마음에 돋아나게도 합니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항아리들은 거친 듯 뭉툭하고 둥글둥글합니다.

그 많은 항아리에 놀랍기도 하지만 서로 간격을 유지하며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동글동글해집니다.

잊고 있던 고향 같다고 할까요, 마음도 푸근해집니다.

도시생활을 하며 잊어버린 옛것이 많습니다.

아파트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생활도 바뀌다 보니 농경사회에서 일상적이었던 물건들조차 유물이 되어갑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좁은 마당에도 햇볕 잘 들고 부엌과 가까운 곳에 장독대를 만들어 된장, 간장, 소금 항아리를 모셔두곤 했습니다.

모든 음식의 맛이 장독대에서 나왔던 그런 시절입니다.

불과 한 세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항아리도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성들의 사회생활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지는 옛것들에 잠시 발길을 멈춰봅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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