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아울러 계파 갈등과 관련해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 모두 `친문'과 `친명' 간 단합에 입을 모았다.
이 신임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이날 방문에는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 등 신임 지도부와 박홍근 원내대표, 박성준 대변인, 김두관 의원이 동행했다.
갈옷 상의에 회색 바지를 입은 문 전 대통령은 사저 대문 앞으로 걸어나와 이 대표 일행을 맞이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최고위원 한명 한명에게 악수를 나눈 뒤 사저 맞은편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한 손을 들어올려 인사를 보냈고, 지지자들도 `이재명', `문재인'을 연호하며 “사랑합니다”고 호응했다.
이후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1시간 가량 비공개로 차담을 나눴다. 차담 자리에는 배와 유자차가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요즘 정부여당이 잘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며 “따라서 민주당이 이제 나서서 희망과 지지를 얻어야 한다. 민생을 잘 챙겨야 한다. 특히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전망만 어둡게 됐는데 민주당이 대안을 마련하는 정치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친명계와 친문계간 계파갈등을 의식한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했고, 한 최고위원이 “우리 모두는 친문”이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99%가 우리가 같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있는데 1% 정도가 경쟁이 생겼을 때 앙금이 있는 거 같다. 그러다보니 갈등이 부각되는 면이 있다”며 “그래도 정치는 1%를 품고 가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더 확장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통합을 주문했다.
또다른 최고위원이 “친명 그룹과 친문 그룹이 같다”며 “`명(明)'자와 `문(文)'자를 따서 `명문 정당'을 만드는 게 바로 민주당이 가야할 길”이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웃으며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