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線)을 넘지 말아야
선(線)을 넘지 말아야
  • 박종현 충북도 토지정보과 주무관
  • 승인 2022.08.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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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충북도 토지정보과 주무관
박종현 충북도 토지정보과 주무관

 

세상 모든 일에는 선(線)이 있다. 마땅히 지켜야 할 규범·예의와 같은 통념에 대해 사회에서 그려 놓은 선과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의 관점에서 그린 선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는 복잡한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상황에 따라 선을 적절히 지키거나 타고 넘을 때를 분별하는 것은 갈수록 쉽지 않은 일이 되고 있다. 그 선들 중 다수가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보편 타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선을 우리는 상식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상식은 보통 변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상식은 과학의 발전을 통해 변동되기도 한다. 반면에 동일한 현상·사물·상황에 대해 지역, 사회, 경제, 문화 등의 차이로 조금씩 다른 상식을 가져 왔던 전 세계가 인터넷, 방송, 스마트폰 등 발전된 과학기술로 동일한 상식의 공유범위를 늘려가기도 한다.

보통은 선을 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많다고 하겠지만 선을 넘어서야만 발전할 수 있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나이와 직업, 성별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으나 사람들은 일정 부분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남자는 당연히 군대를 다녀와야 하고 씩씩해야 하고 여자는 요리를 잘해야 하고 사근사근해야 하고 이런식의 당위적인 성차별적 인식은 사회 일반적으로 성별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빠르게 변해 갈수록 그러한 고정관념에 대한 선이 허물어지는 현상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되고 있다. 남자 간호사, 여자 군인, 남자 피부관리사, 여자 중장비기사, 남자 유치원교사, 여자 목수 등등. 직업에서부터 성별의 선이 빠르게 허물어 지고 있다. 이런 선 넘음은 보통 발전적이며 긍정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바뀌지 않는 선이 있다. 지구가 존재하고 인류가 없어지지 않는 한 바뀌지 않을 두 개의 성(性)에 대한 얘기다. 남자와 여자의 차별점과 공통점을 알아야만 양성평등의 시각을 바로 가질 수 있다. 그래야 일상생활 속에서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을 감지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남자와 여자, 서로 상대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일이다. 다를 수밖에 없는 신체적 차이나 동일 사물, 현상에 대한 관점의 차이 등 존재하는 차별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이후 상대에 대한 배려를 통해 부족함과 과분함을 상호 보완해 나가야 한다.

양성평등의 온전한 실천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모른다면 의도치 않게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넘지 말아야 한 선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일 수 있기에 각자 자신의 성인지감수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 방법(양성평등교육원 자가진단)으로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앞으로 내가 어떻게 선을 잘 지켜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다.

가끔은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무실 직원이 가족 만큼이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존재로 다가온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불편해지면 일하는 것도 불편해 진다.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서는 지켜야 할 선을 인지하고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대화 방식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갈등 및 사고를 예방하고 행복한 사무실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 모두 잠깐 시간을 내서 성인지감수성 자가진단을 통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알아 놓는 게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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