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성공하려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성공하려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8.22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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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다.

충북 도내에 산재해 있는 아름다운 호수를 하나의 관광단지로 연계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정책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프로젝트이다. 김 도지사는 바다가 없는 충북에서 호수가 있는 충북으로 시선을 전환해 관광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충북 호수의 주인공은 대청호와 충주(청풍)호다. 그리고 금강과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물길을 이루는 크고 작은 저수지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도지사는 후보 당시에도 “수많은 호수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단양의 구인사, 보은 법주사, 영동 영국사 등 크고 작은 사찰, 문화 유적지 등의 관광지를 하나로 묶어서 국내 최대의 관광지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말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가능성을 전한 바 있다. 이 공약이 실행에 옮겨지고 성공한다면 충북의 아름다운 물길은 새로운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으로서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대청호와 충주호, 지역의 문화유적이나 유적지는 새롭게 나타난 문화자원이 아니다. 그야말로 충북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자원들이다. 이를 하나의 영역으로 묶어 기존의 것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 산업으로 연결하겠다는 도시 자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익숙한 것들을 익숙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면 그 또한 지역의 문화자원으로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책에서마저 문화가 뒷전이던 충북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공약으로의 가치도 환영받을 만하다.

그럼에도 문화 영역이 실행력을 발휘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지자체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문화사업을 추진해도 성공하기가 어려운 분야가 바로 문화이기 때문이다. 누적된 사람들의 생활이 문화로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요구된다. 그만큼 문화가 문화산업에 성공하려면 깊이가 있어야 하고, 서사가 있어야만 주목받을 수 있다.

청주의 대표 문화공간인 문화제 조창은 청주시가 10년 이상 철거 여부를 고민했던 공간이었다. 개발과 산업시대의 부산물 정도로 취급받았던 건축물은 두 세대를 견뎌내고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대규모 건축물에 대한 처리에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지방자치시대에 문화산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일각에선 문화가치를 헐뜯는 견해도 있지만 타 지자체 주민들이 청주를 방문해 가장 부러워하는 공간이 된 것을 보면 문화산업은 긴 안목이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처럼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끌림'이라는 연결고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성공하려면 문화의 연결고리를 잘 꿰어야 한다. 지자체가 과감하게 예산을 투입해도 문화가 산업으로 연결되려면 지역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더구나 문화 역시 하루가 다르게 트랜드가 변하고 있다.

트렌드를 쫓아가기 급급해진다면 문화정책은 성공과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문화에 대한 욕구는 점점 커지고 다양해졌다.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호수라는 자연 풍광에 주변 문화재나 관광지를 연결하는 레이크파크만으로 르네상스를 이루기엔 부족하다.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지역문화자원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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