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잠재력으로 충북의 `재미 DNA'를 깨워라
숨은 잠재력으로 충북의 `재미 DNA'를 깨워라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2.08.11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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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집중 탓 생산·소비 불균형 인식 등 미흡
인문사회문화자원 콘텐츠화 투자대비 효과 낮아
기존 고착관념 깨고 새로운 발상으로 접근해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전경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전경

 

1964년 4월 3일 발행된 한 신문에 충북지역에서 수출용 돼지털 모집운동을 전개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해방 이후 머리카락에서부터 돼지털까지 수출해야 할 정도로 먹고사는 문제가 절박했다.

먹는 사는 문제 해결이라는 절박함은 경제성장에 집중하게 했다. 경제성장을 효과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한 것은 산업경제 육성이었다.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까지 산업경제육성은 계속됐다. 충북은 해방 직후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었다. 내륙에 위치해 있으나 교통여건이 좋지 않았고, 지하자원도 없는 경쟁력없는 지역이었다.

척박한 환경이 지역발전을 자극시킨 것일까. 충북은 해방과 한국전쟁 혼란기,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극복하면서 지역경제를 발전시켰다. 비록 국가경제 비중 3%대에 불과하지만 충북은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2017년 충북의 실제경제성장률은 6.12%로 전국 평균(3.11%)의 두배에 달했다. 지역의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대변하는 산업화에 의한 경제지표다.

충북은 그렇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화를 위해 달려왔다. 그런 충북이 이젠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산업화에 집중한 탓에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지역의 사회문화에 대한 미흡한 인식과 접근 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사발령으로 청주에 머물고 있는 경제관련 기관단체의 한 인사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싶은데 청주에 오지 않으려 한다고 하소연한다. 주말과 휴일이면 어김없이 가족 때문에 서울로 가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들에 청주 이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거절 사유 중 하나가 충북은 재미가 없는 도시라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를 꼽는다면 서울을 따라갈 곳이 없다. 문화관광콘텐츠가 몰려있으니 서울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있는 재미있는 도시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정주여건도 큰 차이가 있으니 가족들이 청주행을 거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가경제성장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산업화에 집중하다 보니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삶의 질적 불균형이 심화된 것이다. 그렇다고 충북이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보유한 서울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충북에 와야 즐길 수 있는 나름의 고유의 인문사회문화자원이 내재해 있다.

다만 잠재해 있는 지역의 인문사회문화적 자원의 발굴,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로 연결하고자 했는가가 지역의 이미지를 결정지었다. 해방 이후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집중한 충북은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재정자립도 확보 등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과 개발에 열중했다. 충북만이 간직한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개발은 단기적인 경제효과가 큰 산업경제 육성보다 후순위였다.

충북이 보유한 인문사회문화 자원을 콘텐츠화하는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주목받지 못했다.

충북도가 청주, 단양, 영동 등 재미있는 충북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 발굴 개발에 나섰지만 관심을 끌지 못했다. 최근에는 천혜의 자연자원 보고인 단양이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관광개발사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마저 이제 시작단계이다.

그만큼 충북이 재미있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널려 있다는 의미다. 어느 시점에 어떻게 내재해 있는 재미라는 충북의 DNA를 깨우느냐가 관건이다. 기존의 고착된 관념을 깨고 새로운 발상으로 접근해야만 재미있는 충북 DNA를 자극시킬 수 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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