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폭탄', 유럽은 폭염·가뭄…지구 온난화로 지역差 커져
한국 '물폭탄', 유럽은 폭염·가뭄…지구 온난화로 지역差 커져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8.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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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40도 넘는 폭염…토지의 60% 가뭄
알프스 빙하지대 주요빙하 200여개 소멸

기온 상승시 수증기 증가로 폭우 가능성↑

"기후변화, 당면 과제…충분한 논의 필요"



중부지방을 덮친 115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국내에서 11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된 가운데, 유럽 전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기승을 보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가 이어지는 모습인데,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 전례없는 폭우와 폭염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1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는 7월 기온이 지구의 가장 더웠던 3개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스페인과 프랑스, 영국은 지난달 40도를 웃도는 기온이 이어졌고 폭염과 가뭄을 겪으면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7월은 유럽에서 역대 6번째로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고 한다.



폭염과 가뭄에 따른 피해도 막심하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토지 전체 면적의 60%가 가뭄의 타격을 받아 옥수수, 콩 등 농작물 생산량의 8~9%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또 이탈리아 환경보호 로비단체 레감비엔테(Legambiente)는 전날 알프스의 빙하지대에서 1895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주요 빙하 200개 이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소멸됐다고 밝혔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최근 발생한 폭우로 서울 주요 도심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잇따르는 재난과 관련해 이상 기후가 가속화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부지방에 쏟아진 폭우와 관련해 기상청은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기후위기로 인한 수증기 유입 증가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지구의 기온은 1.1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과학적으로 대기 온도가 1도 증가하면, 수증기는 7% 증가한다. 즉 대기 중 수증기 함유량이 많기 때문에 더 강한 비가 올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와 같은 전례없는 기후현상이 계속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연구들이 극한 폭염과 호우, 가뭄의 강도와 빈도는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강화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 따르면 최근 기후 변화의 상당한 부분은 과거 수천년 혹은 수십만년 동안 전례 없는 수준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200만년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해수면 온도는 지난 3000년 중 가장 빨리 상승하고 있다. 북극 해빙 면적 역시 지난 1000년 중 가장 적은 상황이고 빙하 역시 지난 2000년 중 전례 없는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IPCC 제6차 보고서의 총괄 주 저자로 참여한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초중반에는 지구온난화 1.5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현재 세계 곳곳에서 경험하고 있는 기후변화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유럽은 폭염과 가뭄이 굉장히 심한데, 한쪽이 심각한 폭염과 가뭄이라는 건, 다른 지역에서 강수량이 몰리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지구온난화가 심화될 수록 이런 지역간 격차가 더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폭우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또 금방 사그라든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은 우리 앞에 당면한 과제다. 이러한 기록적 폭우가 계속 발생한다면 우리 사회 시스템과 인프라가 충분한 건지, 어떻게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면서 갈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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