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입는 옷이 환경오염의 주범?
우리가 입는 옷이 환경오염의 주범?
  •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 승인 2022.08.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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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최근 몇 년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환경오염 문제이다. 전 세계는 현재 환경오염에 의한 자연재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으며, 특히 올해 여름은 유럽에 유례없는 폭염이 찾아왔다.

이러한 환경오염에 맞서 각 나라는 탄소배출권 확립을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은 자동차공해, 공장에서 배출하는 공해, 폐수 등일 것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의 주범은 생각보다 우리 삶에 더 가까이 있다. 편의에 의해 우리가 하루에도 몇 개씩 무심코 사용하는 플라스틱, 비닐 그리고 옷이다.

내가 입는 옷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생각은 몇몇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의식주(衣食住) 중 하나인`의(衣)' 생활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전 세계적인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의 유행이다. 패스트패션이란 빠른 유행주기를 가진 패션산업에서 2주 안의 짧은 생산주기를 갖고 기획, 제작, 생산, 유통, 판매까지 이루어지는 유통시스템을 의미한다. 일반 패션업체가 보통 1년에 4~5회씩 계절별로 신상품을 선보이는 데 반해 패스트패션은 아이템을 찾게 되면 콘셉트, 디자인, 샘플 작업은 거의 하루면 완료가 되고, 생산에서부터 매장 진열까지 2주 정도 걸린다.

이러한 과정은 기존의 업체에서는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이다. 그러다 보니 패스트패션시스템을 갖고 있는 의류브랜드 매장-대표적인 예로, 자라(Zara), H&M, 유니클로(Uniqlo), 갭(Gap), 망고(Mango)등-에 가면 매장의 옷들이 2주마다 바뀌고 2주 전에 봤던 옷들은 금세 사라지고 철수된다.

짧은 유행주기에 밀려 철수된 옷들은 모두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판매되지 못하고 매장과 창고에 쌓이게 된 옷들은 바로 폐기 처리된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약 1000억 벌의 옷이 만들어지고 330억 벌이 버려진다. 이 헌 옷들이 인도, 칠레, 가나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는데, 의류 폐기물의 양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가 되면서 이들 나라에 거대한 쓰레기 옷 산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행에 맞춰 빠르게 소비되고 싶게 버려지는`패스트 패션'의 폐기물이 전 세계를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의류제품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 두 번째 이유는, 의류 및 섬유패션 제품 대부분에 사용되는 합성섬유이다. 우리가 입는 대부분의 옷, 섬유패션 제품은 대부분 폴리에스터, 나일론, 폴리우레탄 등과 같은 합성섬유가 주로 사용된다. 합성섬유 고유의 좋은 특성에 의해 이들이 대량으로 사용되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폐기단계에서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대부분은 분해되지 않고 폐기물로 잔류하는 것이다.

천연 면 섬유 의류의 경우 약 67%가 생분해되고 레이온은 60%인 반면, 폴리에스터 의류는 분해율이 0%라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두 가지 큰 이유에 의해 우리가 무심코 쉽게 소비하고 버리는 의류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 것이다.

더 이상의 환경오염을 막는 길 늦지 않았다. 앞으로는 쉽게 버려지지 않도록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고민하고 소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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