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도청' 시범운영 첫날 출근전쟁
`차 없는 도청' 시범운영 첫날 출근전쟁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8.08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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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12일까지 5일간 377면 중 106면만 개방
셔틀버스 이용 20여명 불과 … 대중교통·카풀 이용
일부 도청 인근 골목 돌며 주차하느라 애 먹기도
'차 없는 충북도청' 시범운영 첫날인 8일 도청사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의회 제공
'차 없는 충북도청' 시범운영 첫날인 8일 도청사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의회 제공

 

충북도가 도청을 문화·관광·휴식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도는 8일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차 없는 청사'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오는 12일까지 도청 주차장 대부분이 폐쇄된다.

본관 앞, 서관 앞뒤, 동관 앞뒤 등의 주차장을 통제하고 민원인과 장애인·임신부 직원만 신관 뒤와 농협 옆 공간에 주차하도록 했다.

전체 377면의 주차면 중 106면만 개방한 것이다. 주차면 106면이 초과해도 민원인에게는 주차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번 시범 운영은 도청을 도심의 문화 공간으로 바꿔 도민이 즐기며 쉴 수 있게 만들겠다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도는 이 기간 도립교향악단과 버스킹 공연과 함께 레이크파크 사진 전시 등을 통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도는 시범 운영 기간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본청 소유의 버스 3대와 산하기관 버스 4대를 셔틀버스로 투입했다. 이날 김영환 지사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출근했다.

하지만 첫날 셔틀버스 이용은 저조했다. 김 지사를 포함해 20여 명뿐이었다.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직원들은 이날 출근전쟁을 치렀다.

직원들은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카풀로 출근했다.

김태수 정무보좌관은 전통킥보드를 타고 출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보좌관은 “개인적으로 이용하려고 샀는데 이번 시범 운영 기간 킥보드로 출퇴근을 하려고 한다”며 “출근 시간은 20여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부득이하게 자가용을 이용한 직원들은 도청이 확보한 외부 주차장을 활용했다. 일부는 도청 인근에 주차 공간을 찾느라 골목을 돌며 애를 먹기도 했다.

도는 시범 운영을 통해 직원 출퇴근 문제와 문화·휴식 공간 조성에 필요한 개선·보완 의견을 수렴한다. 이어 `차 없는 청사' 운영 방향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김 지사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차 없는 도청'이 완벽하게 실현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장 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청주시 조례로 정해진 충북도청(시설면적 3만 2207㎡)의 현재 법정 주차대수는 322면이다. 조례상 업무시설은 시설면적 100㎡ 한 대의 부설 주차장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현행 주차장법 19조 4항은 부설주차장은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377면의 주차장을 없애고 `차 없는 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청 경계선으로부터 300m 이내에 최소한 322면 이상의 대체 부설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범 운영이 끝난 뒤에도 106면만 주차장으로 활용하게 되면 주차장법 위반이다.

도 관계자는 “시범 운영은 `차 없는 청사'의 취지에 대한 도민 관심을 이끌어 대체 주차장 조성을 공론화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시범운영 기간 확인된 문제점 등을 보완해 `차 없는 청사'를 조속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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