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키만큼 자란 이야기들
나무의 키만큼 자란 이야기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8.04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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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 미루나무 숲
`차르르' 나뭇잎 읽는 바람소리
꽃·유실수에 밀려 이젠 귀한 몸

 

미루나무 하면 50대 이상에겐 추억의 나무입니다.

신작로에 서 있던 키 큰 나무. 매미가 그악스럽게 울어대던 나무. 나무 아래에 서 있으면 차르르 차르르 바람이 나뭇잎을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무.

참으로 많은 기억이 나무의 키만큼이나 이야기도 자랍니다.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자라선지 어린 시절에도 형태로 기억하던 그 나무는 이제 찾아가야 할 만큼 귀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가로수가 보기 좋은 꽃나무와 유실수로 교체되면서 설 곳도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평군의 보광천 미루나무숲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숲이 되었습니다.

물길을 따라 제방에 심었던 나무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요?

어른의 두 손으로도 잡히지 않는 나무의 품은 누구보다 듬직합니다.

나무 아래 앉아 가만히 귀 기울이면, 미지의 먼 곳에서 달려온 바람이 차르르 차르르 나뭇잎을 읽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답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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