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전략
캔버스 전략
  • 양철기 원남초 교장
  • 승인 2022.08.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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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원남초 교장
양철기 원남초 교장

출근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분으로 인해 하루를 더 힘차게 시작할 수 있다. 아침 시간 모두들 자기와 편한 사람들과 차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며 보낸다.

그러나 그분은 어김없이 까탈스러운 상사와 잠시 시간을 함께하며 참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1년이 지났지만 변함없이 상사의 부족한 부분을 조용조용 채워주고 편안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주변을 챙긴다.

명색이 사람의 마음을 공부하는 필자이기에 `이 사람 뭐지' 하며 조용히 그분을 관찰하였다. 늘 책 속에서 논문 속에서 사람의 마음과 관계를 연구하였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내 옆에 살아있는 연구대상이 있었다.



# 캔버스 전략

어떤 사람이 첫 일자리를 얻어 출근하거나 새로운 조직에 들어갈 때 부모나 주변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조언한다.

“상사 잘 모시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라”, “다른 사람들 기분 좋게 하고, 공손하게 머리 숙이고 상사 잘 보좌해라”

그러나 이런 말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되거나 취업에 성공한 젊은이들이 듣고 싶은 말은 아닐 것이다. 특히 기고만장한 에고(ego)의 소유자들에게는 조언대로 행동하는 것이 호구가 되거나 굴욕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공손하거나 머리를 숙이는 일이 호구가 되는 일일까?

이와 관련하여 작가 홀리데이(R, Holiday)는 그의 저서 `에고라는 적'에서 `캔버스 전략'을 소개했다. 캔버스 전략은 누군가에게 굽실거리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멋있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캔버스를 찾아주는 일이다. 타인을 위해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것이다. 자기보다 높은 사람이 막힘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반대로 상사는 부하직원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캔버스를 찾아다 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 에고의 함정

홀리데이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당신의 에고(Ego)'라고 했다. 당신이 가장 중요하고 대단한 존재라고 믿는 잘못된 믿음, 바로 자신의 에고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만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 분명 매력적이라고 당신의 에고는 끊임없이 속삭일 것이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그 방법은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 본인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훌륭하거나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에고를 누르고 다른 사람이 나가는 길을 열어주거나 고개를 숙이는 일은 후퇴가 아니라 전진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진짜 똑똑한 사람은?

고대 로마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중요한 사람 되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라어언 홀리데이는`덜 중요한 존재가 되고,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Be lesser, Do more)' 라고 했다. 겸손히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서 궁극적으로 자기를 돕는 것이다.

함께 하고 있는 부하직원은 한결같이 궂은 일 도맡아 처리하고 공이 있으면 상사에게 돌린다. 상사에게 잘하는 그를 혹자는 `호구'라고 여길지 모른다. 그런데 진지하게 따지고 봐라. 그 직원이야말로 진짜 똑똑한 사람이다. 그는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다. 그는 캔버스 전략을 터득한 사람이다.

아침마다 살아있는`캔버스 전략'의 모델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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