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코로나까지 벼랑 끝 기후위기
폭염에 코로나까지 벼랑 끝 기후위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8.01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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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충북에서도 기온이 37도에 육박하며 올해 최고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무더위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최고기온이 어떤 수치로 나타날지 관심사다.

매년 돌아오는 여름이고, 매년 되풀이되는 폭염이지만 올해 체감하는 폭염 강도는 더 거세고 무섭다. `지구의 반격'이란 말을 증명하듯 지구촌 곳곳이 40도를 오르내리며 펄펄 들끓고 있다. 빙하가 녹고 있다는 뉴스도 경각심을 유발하지 못하는 요즘이지만 기록적인 폭염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화재가 각국에 잇따르면서 지구환경이 예사롭지 않다.

얼마 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페터스베르크 기후회담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 인류가 “집단 자살”과도 같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고 지적해 충격을 안겨주었다. 전쟁터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이 기후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경고한 것이다.

폭탄 발언의 배경에는 유럽의 현재 환경과 밀접하다. 영국이 사상 첫 폭염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서늘한 기후였던 영국이 38.1도까지 기온이 올랐고, 이로 인해 비행기 활주로가 녹는 경우도 발생해 일부 항공편이 우회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 중서부와 캘리포니아주 중부 지역 주민 4000만 명을 대상으로 폭염 경보를 내렸다. 영국에서 폭염 적색경보가 사상 처음으로 발령된 이후 미 중서부까지 불볕더위로 끓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상기후에 따른 인류의 생존 위기는 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집집이 가동하는 에어컨과 전기시설들은 높아진 지구 기온을 한층 끌어올리며 위기를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위를 이기는 방식이 더위를 가중시키는 방식으로 계속 진행되면서 기후위기는 이웃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라는 유일한 터전에 사는 전 인류의 생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은 미온적이다. 일회용품 사용금지조차 시행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정책도 후퇴하는 모양새다. 충북의 환경단체는 민선 8시 충북 도정에 환경 약속의 공약과제를 다시 수립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지만, 기후위기는 더 빠른 속도로 지구촌을 흔들고, 더 빠르게 인류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갈 가능성만 커질 뿐이다.

폭염과 함께 찾아온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종의 확산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 끓게 한다.

한여름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확산에 또다시 찾아올 일상의 멈춤은 폭염 못지않게 경제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방역을 강조해오던 정부에선 각자도생 방역을 강조하다 국민의 질타만 받았다. 개개인에게 부담을 주었던 코로나19 검사 비용을 2일부터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5000원을 내고 동네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을 수 있도록 수정해 발표했다. 이는 비용이 비싸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늘게 되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방위적인 방역에 대해선 여전히 미흡하다. 전국의 PCR 검사소를 줄인데다 코로나 환자를 위한 병상도 줄인 상황이라 언제 바이러스의 습격이 재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지만 철저한 대비만이 국민의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일이다. 불안은 더 큰 불안을 낳게 되는 이치를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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