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교차한 김영환 충북지사 취임 한 달
기대와 우려 교차한 김영환 충북지사 취임 한 달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2.07.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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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재동 편집국장
석재동 편집국장

 

김영환 충북지사가 31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지난 한 달을 뒤돌아보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김 지사의 도지사 관사 폐지, 집무실 축소, 휴대전화번호 공개 등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 모든 행보는 도청내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팍팍한 도민들의 삶을 살피거나 도내 균형발전 등의 거시적인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은 아쉽다.

김 지사는 도지사에 취임하기도 전에 관사를 폐지하고 자가를 마련해 출퇴근하겠다고 밝힌 후 실천해 신선한 행보라는 찬사를 얻었다.

김 지사는 또 도민 소통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데 이어 집무실을 직원들에게 내주는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집무실은 직원 회의공간으로 내줬다. 대신 집무실과 비서실 사이의 조그만 접견 대기실(약 20㎡)을 집무실로 꾸며 사용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문자메시지로만 소통할 수 있다. 주민 불편과 관련한 민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 도정 개선사항을 제안할 수 있다.

최근엔 `차 없는 도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주차장을 문화공간으로 꾸미겠다는 게 김 지사의 구상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다.

휴대전화번호 공개는 도청 홈페이지를 통한 민원접수의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라는 따가운 시선이다.

도청 내 주차장을 폐쇄하는 것이 공무원 후생복지와 도민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요즘 도민들은 금리와 물가인상,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걱정이 많다. 하지만 김 지사의 행보에서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을 찾아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빚을 내 집을 사거나 주식을 비롯한 금융자산에 투자한 젊은 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까지 또 올라 살길이 막막하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재유행은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자영업자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방정부에겐 남의 일이 아니다. 서민, 취약계층의 목소리들을 귀 기울여 듣고 생색내기가 아닌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도청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김 지사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통방식도 아쉽다. 당선인 신분일 당시 공식채널이 아닌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도청 인사 등을 발표해 구설에 올랐던 김 지사는 아직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자주 밝힌다. 공인이 공식 석상이나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데서 신뢰를 얻는다.

김 지사에게 경청(傾聽)의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신의 소신이나 주장을 펴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위의 조언에도 귀를 귀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의 최근 행보는 경청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해석이 많다.

김 지사에겐 아직도 3년 11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위민관으로서 도민의 삶을 보듬어야 하고, 자신의 공약도 실천으로 증명해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도민을 위해 진정으로 열심히 일할 기회다. 이제 도청내를 벗어나 민생현장으로 나가 직접 고충을 파악하고, 추가로 내놓을 지원책은 없는지 거듭 고민하기 바란다. 그만큼 서민들의 사정은 절박하고, 김 지사가 처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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