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후보들은 박원순을 배워라
대권 후보들은 박원순을 배워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27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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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승 환 <충북대학교 교수>

그가 말했다 간판을 바꾸면 대통령이 됩니다 즉각 그러면 그도 대권에 도전하는가라는 탄성이 나왔다 현재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포함하여 대략 30여명의 대권 예비후보가 각축(角逐)을 벌이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 국민적 신망을 얻고 있는 그가 대권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뉴스가 될 만한 사건이어서 모두들 귀를 쫑긋 세웠다 간판을 바꾼다는 뜻은 당을 바꾸거나 자신의 정치색을 바꾸거나 이념지표를 바꾸거나 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가 간판을 바꾸면 대통령이 됩니다라는 발화는 자신의 정치색을 바꾸어서 대권(大權)에 도전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말로 들을 만했다 그럴 리는 없을 텐데라는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간판을 바꾸어서라도 그가 대권후보가 되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지는 말은 이랬다 한국의 간판은 가히 관광 상품이 될 정도라는 것이다 법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하고 각종 처벌이나 규제도 도무지 효력이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간판이라는 것이다 현란하기 이를 데 없고 복잡하기 그지없으며 누더기처럼 보이는 한국의 간판은 정말이지 세계에 유례(類例)가 없다

아프리카 또는 그 어느 나라에도 한국과 같은 간판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혹시 있다면 홍콩이나 중국의 대도시 정도일 텐데 홍콩이나 중국의 도시는 한국에 비하면 그래도 점잖은 편이다 이처럼 법에도 맞지 않고 보기에도 흉측할 정도의 우스꽝스러운 한국의 간판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모두들 아연했다 그가 말한 간판이 정당이나 단체가 아니라 실제 간판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고 이런 말을 한 일시는 2007년 8월 25일 토요일 밤 8시였으며 이런 말을 한 장소는 충북 청원군 청소년수련원이었다 박원순 변호사는 한국의 현실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문의에 들렀다가 우연히 참여한 어떤 모임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지난해 희망제작소를 주제로 토의를 하다가 박원순 변호사의 면전(面前)에서 면박성 발언을 한 바가 있다 당시 나는 희망제작소라는 것이 결국 2007년 12월의 대권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박 변호사께서 인정하든 부정하든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범국가적 조직을 작동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그런 오해를 받을 것이다 그 말을 하면서도 박원순 변호사가 실제로 대권후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충북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로서 시민단체를 그런 식으로 동원하면 안 된다는 뜻에서 면박성의 발언을 했던 것이다

그런 연유가 있었기에 박 변호사의 간판바꾸기 발화는 순간적인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작은 일로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사회변혁운동가로서의 진정성이 시킨 발화일 것이다 그는 참여연대 인권재단 총선시민연대 역사문제연구소 아름다운가게 등 많은 풀뿌리 시민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덩달아 그에 대한 신망도 쌓였다 그래서 자기 자신은 부정하지만 언제나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것이고 또 실제로 입각(入閣) 제의가 있었을 것이지만 한사코 거절하고 풀뿌리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무척 검소하게 사는 그였으므로 언행에서 일치하는 그를 신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나쁘게 보자면 개량주의나 타협주의 등의 비판이 가능하지만 대중적 신망에서만은 손꼽히는 사람이다

대권 후보나 예비후보들은 박원순을 배워야 한다 그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실천함으로써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현실정치로 뛰어들지 않았다

지금 대권후보나 예비후보들은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희망과 신망을 얻고 있는가 아니다 급조된 희망 부실한 신망이 있는지 모르지만 진정한 희망과 확고한 신망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다

모름지기 대권에 도전하려면 신망과 희망을 동시에 가진 박원순 변호사 같은 파괴력을 가지고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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