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 위 14시간 사투 `시루섬 기적' 재연
물탱크 위 14시간 사투 `시루섬 기적' 재연
  • 이선규 기자
  • 승인 2022.07.2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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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태풍에 침수된 섬 대피 197명 극적 구조
단양중 생존실험 진행 … 군 새달 19일 50周 행사
단양중학교 학생 200명이 21일 단양군 단양읍 문화체육센터에서 50년 전 물난리를 피해 주민 198명이 지름 5m 취수탑 위에서 사투를 벌였던 `시루섬의 기적'을 재연하는 특별한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단양군에서 50년 전 `시루섬의 기적'을 재조명하는 특별한 실험이 진행됐다.

21일 군은 단양읍 문화체육센터에서 김문근 군수, 조성룡 군의회 의장, 김명수 교장 등 인솔교사와 단양중학교 1·3학년 2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루섬 모형 물탱크 생존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실험은 가상으로 좁혀오는 물을 피해 미리 준비한 시루섬 모형 물탱크 위로 학생들이 올라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198명의 주민들이 오른 물탱크는 지름 5m, 높이 6m 크기였으나, 이번 행사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30㎝ 정도로 높이가 조정됐다.

실험이 시작되자 웃음기 가득했던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해졌으며, 사회자는 가상의 사다리를 통해 물탱크로 오르는 학생들의 숫자를 셌다.

실제상황이라 생각한 학생들은 조금의 빈틈도 없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당시 안타깝게 숨진 100일 된 아기를 제외한 물탱크 위 생존자 숫자인 197번째 학생이 오르자 시루섬의 기적 재현에 성공한 기쁨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이어졌다.

특별한 실험 소식에 당시 물탱크 위에서 14시간을 버텼던 생존자 김은자 씨(66) 자매들도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실험을 지켜본 김 씨는 “물탱크를 내려오니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었다”며 “시커먼 물바다 속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눈물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군은 올해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을 맞아 다음달 19일 단양역 일원에서 개최할 `시루섬 영웅들의 이야기'의 사전 행사로 이번 실험을 마련했다.

군은 이번 실험 영상을 시루섬 영웅들의 이야기 본 행사에서 상영할 예정으로 시루섬 주민들을 위한 고향 땅 밟기와 합동 생일잔치, 천도제 등도 함께 계획하고 있다.

1972년 태풍 `베티'로 전체가 물에 잠겼던 시루섬은 44가구 250명의 주민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아픈 역사가 있다.

당시 8명이 안타깝게 숨졌지만 197명의 주민들은 이 물탱크에 올라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되는 기적을 보여줬다.

/단양 이준희기자
virus03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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