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사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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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22.07.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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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시인 박노해는 세상에는 `리더가 되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위해 리더가 되는 사람' 있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작은 조직의 리더로 근무하면서 그리고 여러 학교조직을 내밀히 들여다 보면서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리더의 리더십이 삐걱거리기 시작되는 시점이 `편애'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만 그 리더는 자신이 그 어떤 `편애'의 상황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많은 리더들이 리더가 되기를 사랑한다. 그러하기에 서두르게 된다. 그리고 아래 두 가지 치명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 일 잘하는 당신 최고?

때론 리더에게 총애받는 직원이 조직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 열정 넘치고 열심히 일하며 예산도 잘 끌어오고, 성과를 척척 내는 직원에게 리더는 많은 일을 위임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게 된다. 그 결과 리더는 그 직원에게 뭔가 빚진 듯한 느낌이 들고 다른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더 관대하게 대하기 쉽다.

리더는 자신의 측근, 혹은 일 잘하는 조직의 `넘버 투'에게 오히려 더 엄격해야 한다. 방치하면 조직 문화가 나빠진다. 소위 총애받는 직원에게 한 마디 쓴소리하자니 그 직원은 발끈하며 서운해하고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벌여놓은 사업들을 걱정하게 된다.

어느 학교를 방문했을 때 교장은 이제 그 총애받던 직원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푸념을 하였다. 그리고 해결 방법은 자신이 그 학교를 떠나는 것이라 했다.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의 `그라운드 룰'을 정하는 것이다. 리더와 구성원들이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행동 규약을 머리를 맞대고 미리 정하고 지키는 것이다. 회의를 할 때마다 조직의 `그라운드 룰'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체크한다. 그러면서 그 직원이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들야 한다. 특정 직원 한 두 명의 능력과 혹사에 의존한 성과는 절대 지속가능하지 않다. 편애하는 리더보다는 차라리 모두에게 독한 리더가 조직을 위해서는 더 좋다.



# 말 잘 듣는 당신 최고?

그는 내 마음을 잘 읽고 나와 시간을 많이 보내주고 필요한 것을 미리미리 챙겨주며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누구보다도 충성스럽고 빠르게, 때로는 과도하게 반응하며 늘 윗사람의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들어 있을까를 생각한다.

이런 직원과 같이 근무하는 건 행운일까? 개인적으로는 행운일지 모르나 이런 유형의 직원이 많을수록 조직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이런 직원은 일은 열심히 하지만 윗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윗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해가 될 수 있다.

윗사람에게 너무 집중하다 보니 윗사람의 말 하나하나가 걸러지지 않고 조직 전체에 큰 업무로 부과되기도 한다. 리더가 소위 `검토' 차원에서 한마디 한 것도 이런 직원을 통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뒤바뀌는 경우가 있다.

리더에게 본인 스스로도 확신이 없는 의견을 누군가가 맹목적으로 따르는 상황만큼 겁나는 일도 없다. 결국, 결과는 리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있어 일이 잘되든 말든 리더에게 `예스'라고 말하는게 가장 쉽다.

조직에서 높은 위치로 올라갈수록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누구도 솔직한 피드백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진다.

결국 리더가 리더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더의 생각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직원을 가까이 두고 일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리더는 때로 고독하고 암흑의 책임을 떠안는 사람이다. 그것이 리더십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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