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young)골퍼를 만난 골프웨어 전성시대
영(young)골퍼를 만난 골프웨어 전성시대
  •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 승인 2022.07.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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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이 변화하였다. 가장 큰 변화는 레저스포츠 및 여가문화라고 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게 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여가문화와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던 운동보다는 서로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개인 운동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다.

이러한 수요와 딱 맞아떨어진 것이 바로 골프이다. 크고 넓은 필드에서 소수만이 즐기는 골프 특성상 코로나에 안전하다는 의식으로 골프를 즐기는 골프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번 골프 호황의 가장 큰 특성은 MZ세대의 대량 유입이다. 최근 골프 신규 유입자 65%가 20~40대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또는 친목을 위해 골프를 즐겼던 기존 40대 이상과 달리 MZ세대에게 골프는 자신에게 아끼지 않는 소비행태와 SNS에 개성을 드러내는 뜨거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30 골퍼는 115만명으로, 전체 골프 인구(515만명)의 22%를 차지한다. 이에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골프웨어 시장이다. MZ세대의 취향을 겨냥하기 위한 젊은 감각의 신흥 골프웨어 브랜드가 앞다퉈 런칭 되고 있고 기존의 골프웨어 브랜드는 젊은 감성과 좀 더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백화점의 주력 타겟층도 변화시켰다. 기존의 백화점 메인 타겟층은 주로 20~40대 여성이며 이를 겨냥한 영캐주얼, 여성복 브랜드들이 가장 많이 입점 되어 있다. 그러나 골프인구의 급상승에 따라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입점이 눈에 띄게 늘었고 백화점의 황금 층(floor)도 골프웨어가 장악하고 있다. 골프웨어는 리오프닝 수혜까지 누리며 올해도 고성장이 예상된다.

2022년 한국 전체 패션산업 전망은 규모가 46조원으로 전년 대비 6.2% 성장이 기대된다. 이 중 골프웨어 경우 올해 전년 대비 11.4% 증가한 6조3000억원으로 전망된다. 골프웨어 확장은 자신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2030대 특성과 맞물리면서 무르익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150여개로, 이 중 1/3이 지난해 론칭했다. 신규 브랜드 론칭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도 골프 라인을 론칭했으며, MCM, 카카오VX도 관련 의류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골프웨어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골프 의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0%, 거래 건수는 150% 증가했다. 또 1~6월 기준으로 MZ세대의 골프 의류 거래 건수는 2배(100%), 거래액은 2.7배(173%) 증가했다. 그러나 패션업계가 지금의 열풍을 마냥 즐길 때만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골프웨어 시장이 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 때문이다.

패션 시장이 명품 브랜드와 저가 브랜드로 극명히 나눠진 것처럼 골프웨어 에서도 이와 같은 양상이 반복될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골프족들이 경제적 안정성을 지니고 있고,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명품 위주의 쏠림 현상은 심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패션 기업들은 확실한 타깃층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아이템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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