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과 미호강 생태수변공간으로
무심천과 미호강 생태수변공간으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7.18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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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무심천과 미호강이 핫하다. 무심천은 청주의 젖줄이고, 미호강은 충북의 젖줄이란 점에서 그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더구나 지난해 충북도가 미호강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무심천과 연결된 미호강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되면서 미호강이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도시의 외연을 확장한 청주시는 그에 걸맞은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미호강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미호강은 1900년까지는 통일된 지명 없이 불려오다 1914년부터 미호천으로 표기돼 지금까지 사용해왔다. 일제강점기 이전의 역사문헌에는 동진강, 미곶강, 북강, 서강 등과 같이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지만 지난 7일 최종적으로 미호강으로 결정되면서 새롭게 `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처럼 명칭이 변경되면서 청주시는 무심천과 미호강 주변에 친수공간을 조성하고자 시민 의견을 받고 있다. 도심 속 물길 주변에 어떤 것들이 만들어지길 원하는지 시민의 의견을 듣는 조사다.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서로 다른 견해가 충돌하겠지만 시민 의견수렴을 통해 사랑받는 수변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그런가 하면 민선 8기 충북도정 목표 중 하나로 레이크파크 사업이다. 지역문화 관광활성화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무심천과 미호강에 대한 개발 호재도 잠재성을 지니게 되었다.

개발 가능성이 커진 탓인지 벌써 미호강에 배를 띄우는 관광도 제안되고, 호수를 만들어 관광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시되고 있다.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무심천과 미호강이 변모할지 알 수 없지만, 변화의 바람은 물길을 가만히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다.

미호강은 음성을 거쳐 진천과 청주로 유입되는 물길이 까치내에서 무심천과 만나면서 큰 물길을 이룬다. 두 물길이 만나는 큰 지형이지만 개발이 미치지 않은 미호강은 생태환경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봄이면 연둣빛 촉을 틔우는 버드나무가 아슴하게 번져오는 물안개와 함께 볼 수 있고, 겨울이면 청둥오리떼들이 집단 거주하며 겨울나기 하는 모습도 장관이다. 풀이 숲을 이룬 강 주변에는 작은 새들의 둥지가 즐비하고, 장마철이면 짝짓기에 나선 맹꽁이들이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 미호강이다. 그래서 개발 호재 못지 않게 그에 따른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오랫동안 미호강을 지켜본 이들은 미호강이 지닌 자연의 가치를 손쉬운 개발에 넘기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한번 훼손되면 자연적인 모습으로 되돌리기엔 긴 시간이 필요하고, 파괴된 생태계가 회복되려면 모든 생명이 안전하다는 신뢰가 있을 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심천 상류인 내암리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이었다. 발원지답게 야생화가 계절을 달리하며 피었고, 수많은 생명이 둥지를 틀고 사는 서식지였다. 생태교육의 현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내암리는 사유지 개발로 생태적 모습을 잃었다. 논은 밭이 되고, 밭에는 집을 지으면서 사람들만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었다.

이는 무심천도 마찬가지다. 오물 물에 가까웠던 무심천이 깨끗한 하천이 되기까지는 10년 넘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민단체들의 자발적인 무심천 살리기 운동이 그나마 지금의 무심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 미호강프로젝트가 성공적인 열매를 맺으려면 생태적인 수변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기본계획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쉬운 개발의 역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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