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잘 되면 살이 찔까 빠질까
소화가 잘 되면 살이 찔까 빠질까
  •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2.07.18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칼럼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소화가 잘되면 살이 더 잘 찔까?”

일단 우리가 소화가 잘되는지 안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소화가 잘된다고 하는 경우는 딱 한 가지이다. 소화기에 딱히 문제가 없으면, 즉 내가 뭔가 먹고 나서 크게 증상이 없으면 그냥 소화가 잘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증상을 못 느낄 뿐이지 실제로는 소화기에 뭔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즉, 소화가 실제로 잘되는지 소화력이 어떤지는 본인 스스로 알기는 어렵다.

그리고 “살이 더 잘 찔까?” 이걸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음식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지방전환율이 높다는 것인데 소화가 잘된다는 것은 음식물을 분해하여 아주 작은 영양소로 바꾼다는 것을 잘한다는 것이고 이것과 실제 음식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지방전환율과는 또 별개일 수 있다. 소화가 잘된다고 해서 흡수와 지방합성이 다 잘되지는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장염 걸리니까 살이 쭉쭉 빠지던 건 뭔가? 소화기 안 좋으면 살 빠지는 거 아닌가?

일단 장염이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일단 장염에 걸리면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설사를 하다 보니 수분이 빠져나가서 일시적인 체중 감소가 되는데 이건 지방이 빠진 게 아니기에 살이 빠진 건 아니다.

마지막으로 장염에 걸리면 보통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배 아파서 못 먹고 죽처럼 소화 잘되는 음식 위주로 먹게 되는데 그러면 적게 먹고 과식을 잘 안 하니까 자동으로 식단 조절이 되면서 또 살이 빠지기도 한다. 이것 역시 그냥 식단 조절해도 비슷한 효과가 난다. 소화기 상황과는 무관하다.

반대로 소화기 문제로 체중이 증가하는 때도 있다.

크론병 같은 만성 소화기 질환에 소론도 같은 스테로이드 제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원래는 오래 쓰면 안 되는데 상황상 장기복용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면 스테로이드 때문에 moon face라고 해서 얼굴이 붓기도 하고 식욕이나 체중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한다.

또 위식도 역류증이나 위염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빈속에 통증, 속쓰림 등 증상이 더 심해지므로 뭔가를 항상 먹어서 위를 채워놓으려는 습관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수시로 간식을 먹으면서 또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생긴다.

종합해보자면 일단 소화기 증상만 없으면 소화가 잘되는 것 아닌가 라고 쉽게 생각하는데 거기서부터 이미 전제가 잘못되었다.

소화가 잘되고 안되고의 여부는 살을 쉽게 찌게 만드는 지방전환율과는 별개다. 반대로 소화가 잘 안 되면 살이 빠진다는 것도 장염의 예를 보면, 꼭 소화기가 안 좋아서 살이 빠지는 게 아니라는 점.

마지막으로 몇몇 소화기 질환이 살이 찌고 빠지고에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사람마다 정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단순하게 보기는 어렵다. 즉, 소화 잘되고 말고와 살이 더 잘 찌고 안 찌고는 별 상관없다.

결론적으로 살을 잘 빼려면 소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방전환율이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방 전환율이 낮아지려면 절대로 굶는 다이어트를 해서는 안 된다.

굶으면 몸이 비상 상태로 들어가 오히려 에너지 저장을 위해 지방을 더 많이 쌓아두려고 하기 때문에 적절한 식사를 해주어야 몸의 신진대사도 활발하고 지방 분해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