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자세
재난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자세
  • 허경재 충북도 재난안전실장
  • 승인 2022.07.17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허경재 충북도 재난안전실장
허경재 충북도 재난안전실장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 선수의 골 장면들을 보는 것은 한여름날의 소나기처럼 상쾌하고 통쾌합니다. 오른발이든 왼발이든 가리지 않고 `걸리기만 하면'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슛을 날리고 공은 감동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손흥민 선수는 원래 오른발잡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왼발을 오른발과 똑같이 잘 사용하게 된 것은,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의 결과라고 합니다. 하루 500번의 슛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조자룡 헌 칼 쓰듯 한다”는 말의 뜻은 몰라도 “손흥민 왼발 쓰듯 한다.”는 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난과 안전 문제를 손흥민 선수의 왼발과 연관 지어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훈련과 연습”이라는 중요한 공통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름철은 사계절 중에서도 유독 자연 재난의 위험이 많습니다. 충북도에서 발생 가능한 기상특보 7종(강풍, 호우, 대설, 건조, 지진, 한파, 폭염)중 3종(강풍, 호우, 폭염)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휴가철과 겹쳐 수상레저와 물놀이 등에 따른 익사 사고도 함께 일어나고 있습니다. 재난에 대한 대처의 최우선책은 물론 예방입니다. 충북도는 여름철 자연 재난 대책 기간을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의 5개월로 정하고 이에 대한 사전 대비 기간인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재난 취약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도 실시하고 피해 예방책을 마련합니다. 산사태 위험이 있는 급경사지나 지하 주차장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 199개소를 정해 특별히 점검하고 관리합니다. 산간 계곡의 자동 재난경보시설 147곳과 둔치 주차장에 차량 침수 위험 알림 시스템 20개소도 점검을 실시합니다.

사전 대비에도 불구하고 재난은 발생하고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한 후에는 당연히 대응조치가 중요한데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정확한 조치들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앞서 언급한 `훈련과 연습'일 것입니다. 충북도의 재난관리 부서들은 중앙정부의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과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에 맞추어 `현장조치 행동 메뉴얼'을 작성해 비치하고 있지만, 이 메뉴얼들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방법은 부단한 `훈련과 연습'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을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도와 시·군간 합동훈련, 재난 부문 종사자 교육 등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부단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행동 메뉴얼의 내용들이 체화(體化)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국민도 재난의 상황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재난안전 체험시설과 체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체험 공간과 시설을 확대하고 메타버스(metaverse),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재난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확대 보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요약하자면, 재난은 예방을 통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일단 재난이 발생하면 신속·효과적인 대처와 대응이 이어져야 합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재난업무 종사자와 일반 국민 모두 재난대응 훈련과 연습(체험)을 평상시에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