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에 담아둔 역사의 그늘
나이테에 담아둔 역사의 그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7.14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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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청주 충렬사 느티나무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 식수
장대한 품 만큼 역사 거느려

 

수백 년 자란 나무를 만나면 경외감부터 듭니다.

나무의 품이 주는 아우라에 압도되는 이유도 있지만, 평생 한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나무의 운명이 뭉클하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청주 충렬사 앞 느티나무는 장대한 품만큼이나 오랜 역사의 그늘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순절한 동래부사 송상현과 가족들의 서사가 나무가 서 있는 자리부터 둥근 언덕까지 이어져 있고, 1953년 이곳을 찾은 이승만 대통령이 기념으로 심은 나무라는 명패까지 세워져 역사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지난 시간 속 이야기들은 흘러가고 멀어졌지만 나무는 가장 왕성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기억의 방식은 다르지만 우리에겐 오지 않을, 아직 오지 않은 무수한 일상을 나무는 나이테에 담아둘 것입니다. 상념의 끝자락에서 일렁이는 바람도 한층 깊어집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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