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수 이·취임식의 여운
증평군수 이·취임식의 여운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2.07.06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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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지난 7월 1일은 그야말로 지방의 날이었습니다.

6.1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은 광역·기초자치단체장들과 교육감들이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지역발전과 주민행복을 노래했습니다.

주민의 선택을 받은 수장들의 벅찬 포부와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주민들의 여망이 쌍무지개로 떠서 지역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그렇게 치룬 취임식 중 백미는 단연 증평군수 이·취임식이었습니다.

이·취임식을 따로 하던 오랜 관행을 깨고 충북 최초로 전임자와 후임자가 정겹게 직을 물려주고 물려받는 좋은 선례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그 주인공은 3선 군수로 12년간 봉직하다가 명예롭게 떠나는 홍성열 군수와 지난 선거에서 신승해 바통을 이어받은 초선의 이재영 군수였습니다.

행사진행 사회자도 내로라는 방송인이 아닌 지역 군부대에 근무하는 장병과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어서 신선했고,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군기를 넘겨주는 퍼포먼스도 박수 받을 만했습니다.

군정 주요 성과 소개, 퇴임기념 릴레이영상 시청, 감사패 전달, 퇴임인사, 군기인계, 취임선서, 취임사 순으로 진행됐는데 형식과 내용에 지나침이 없고 진정성이 녹아있어 큰 반향과 울림을 주었습니다.

친분이나 정리로 보아 참석해야 할 취임식이 다수 있었지만 이를 뒤로하고 참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간 있었던 이·취임식 관행을 보면 대체적으로 전임자는 임기 3~4일 전에 이임식을 갖고 직을 떠났고, 후임자는 임기개시 당일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취임식을 해서 기회비용들도 들고 번거로웠습니다.

후임자 중 일부는 식장에서 전임자의 업적을 폄훼하거나 인신공격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전직 도지사들과 시장·군수들이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주된 이유는 선거에서 맞붙었던 당적이 다른 경쟁자였거나 공천경쟁자였던 구원(舊怨)이 있어서 이고 다른 하나는 후임자의 초청의지 미약이었습니다.

대통령 이·취임 때처럼 물러나는 지자체장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근무한 후 직원들 배웅을 맞으며 퇴임하는 게 옳고, 입성하는 지자체장은 전임 지자체장들을 정중히 모신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출범하는 게 정도입니다.

그 전형을 홍 군수와 이 군수가 보여주어 귀감이 되었습니다.

홍 군수는 퇴임 마지막 날까지 근무한 후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군민의 일원으로 돌아갔고, 이 군수는 여타 시장·군수처럼 홀로 주인공이 되는 취임식을 마다하고 스포트라이트가 전임 군수에게 쏠릴 수도 있는 이·취임식을 하는 의연함을 보여주었으니 상찬 받을 만합니다.

자신의 영광과 빛남보다 증평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떠나는 전임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 이·취임식이어서 감동이 배가되었습니다.

자리를 꽉 메운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를 입증했고, 하여 증평의 미래도 한층 밝아보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증평군은 개청한지 20년도 채 안 되는 1읍 1면의 초 미니군 입니다.

존재감이 미미하던 후발 증평군이 복지 안전 문화 분야와 직원청렴도에서 전국 최상위권에 올라 기초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선망의 군으로 급성장했습니다.

홍성열 군수와 증평군공무원들이 쌓아 올린 금자탑입니다.

그들의 땀과 헌신이 녹아있는 증평의 명품 복지 문화 체육시설과 좌구산휴양랜드, 보강천시민공원, 에듀팜특구 관광단지 등은 두고두고 증평의 자랑으로 충북의 자산으로 기능하리라 사료됩니다.

성실과 겸손과 청렴으로 군민을 섬긴 홍성열 군수의 돌아서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그 뒤를 증평군 부군수로 재직하면서 홍 군수의 노하우를 직접 보고 배운 이재영 군수가 이어받았으니 증평의 길조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모름지기 취임식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함이고, 이임식은 받은 은혜에 감사하기 위함입니다.

그런 이·취임식이어서 여운이 깁니다.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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